“한국 최고(最古) 출판사의 인문에 대한 사랑이 확인됐으니 더 기쁜 일이 없죠. 함께 작업하는 편집진이 없다면 엄두도 못 낼 일이예요.” 서울대 영문학과 신광현(47) 교수가 ‘을유 세계 문학 전집’의 편집 위원장으로서 동료 교수들과 일궈낸 결과물을 내놓기 시작했다.
<마의 산> , <로빈슨 크루소> 등 올해 발표된 4권의 번역본은, 100권째에서 끝난 뒤 감감 무소식이었던 세계문학전집의 명맥을 다시 잇는 일이다. 그러나 크게 보아, 의역과 오역으로 점철된 국내 번역 문학에 정본(正本)을 제시한다는 계획의 일부다. 출판사 제의로 준비 작업에 들어 간 지 5년만이다. 창립 63년의 을유문화사로 보자면 국내의 첫 세계 문학 전집인 <을유세계문학전집> 을 내놓은 지 49년만이다. 을유세계문학전집> 로빈슨> 마의>
신 교수는 신정환(한국외대 스페인어과), 최윤영(서울대 독문과), 박종소(서울대 노문과), 김월회(서울대 중문과) 교수 등 4명의 편집 위원이 보여준 열의를 잊지 못한다. “편집 위원의 편집 회의, 출판사와의 회의는 물론 목록 선정 등 현안이 있을 때마다 모여서 의견을 교환합니다. 무엇보다 우리말을 잘 알아야 한다는 대전제에 충실한 분들이예요.” 번역문을 서로 바꿔보며 검토하는 ‘교차 점검’ 방식을 다름 아닌 전공 교수들이 마다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례적이기도 했다.
지난 학기에 4학년 과목으로 ‘한국 문학과 영어 번역’을 강의한 신 교수는 이상의 <날개> 에서 공지영의 <존재는 눈물을 흘린다> 까지를 예로 들며, 번역의 중요성을 일깨웠다. “자본주의적 양식이 이제는 지구화된 오늘날, 타지역과 소통할 수 있는 가능성은 바로 고전에 있어요.” 존재는> 날개>
10여명의 문학 교수와 함께 ‘한국 문학 개역’을 놓고 검토를 벌이고 있는 연유이기도 하다. 이 전집은 앞으로 20년 동안 300권 출간을 목표로 잡고 있다.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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