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파동이 남북 관계에 얼마나 악영향을 미칠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일단 남북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남북 관계는 그동안 악화일로였다. 이명박 대통령 취임 후 북핵 문제가 어느 정도 가닥을 잡을 때까지는 대북 관계 개선 속도를 조절한다는 ‘비핵ㆍ개방ㆍ3,000원칙’으로 북한의 반발을 샀다. 또 김하중 통일부 장관이 3월 “개성공단 발전을 위해서는 북핵 문제 진전이 전제돼야 한다”고 압박하면서 남한 당국자 추방과 남북대화 전면 중단으로 이어졌다. 특히 11일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 사건이 발생하면서 남북 간 골은 더욱 깊어졌다.
북한은 이런 상황에서 “남한이 6ㆍ15남북공동선언과 10ㆍ4남북정상선언 이행 의지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이 대통령이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북정책 노선이 담긴 두 선언을 인정해야 남북대화에 나설 것이라는 뜻이었다.
그런데 정부는 ‘10ㆍ4선언에 기초한 남북대화 지지’라는 문구가 담겼다는 이유만으로 ARF 의장 성명을 뒤집은 것이다. 북한 입장에서는 ‘10ㆍ4선언을 거부한다’는 신호로 들릴 수밖에 없다. 특히 11일 이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에서 7ㆍ4공동성명, 남북기본합의서, 6ㆍ15선언과 함께 10ㆍ4선언 이행 의지를 밝혀 놓고 며칠 만에 국제회의 결과물에 담긴 표현을 삭제한 것은 ‘한 입으로 두 말하는’ 행태로 비칠 수도 있다. 결국 정부가 무슨 말을 한다고 해도 북한이 신뢰하기는 어렵게 됐고, 이는 남북 당국 간 대화 공전 장기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다.
물론 정부는 파장 최소화에 주력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원래 나왔던 성명에서 ‘지난해 10월 남북정상회담과 그 결과물인 10ㆍ4선언을 주목한다’는 앞 부분은 우리가 문제를 삼지 않았다”고 밝혔다. 뒷 부분 ‘10ㆍ4선언에 기초한 남북대화’라는 문구가 정부의 향후 대북정책 기조를 구속하는 표현이기 때문에 이 부분만 수정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미 정부가 신뢰를 상실한 상황에서 뒤늦은 변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때문에 하루 빨리 외교 안보 정책 컨트롤센터를 정비해야 한다는 조언이 쏟아지고 있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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