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한달 여 전에 폭력 세리머니가 꼴 보기 싫다는 얘기를 쓴 적이 있다. 어느 야구전문기자도 비슷한 내용의 칼럼을 썼다. 선수들도 스스로 이건 아니다 싶었는지 구타를 자제하는 것 같았다. 그런데 미꾸라지 같은 모 선수의 경기장 밖 폭력 사태로 프로야구판이 초상집이 된 시국에, 어느 스포츠신문에서 이런 기사를 보았다.
제목은 <맞아 죽네 죽어~즐거운 ‘폭력 세리머니’> 이고 구타를 옹호하는 본문에 이어, 구단은 (선수 부상 당할까봐) 걱정하지만, ‘팬들의 얼굴에 미소를 띠게 하는 구타 세리머니는 (흥행에) 분명 제 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로 끝맺고 있다. 나는 안 즐거웠다. 또 패는구나, 쟤들은 정말 왜 자꾸 패냐, 그러니 밖에 나가서도 성질 못 죽이고 그냥 주먹이 나가는 거 아니겠어, 같은 악의적인 생각이 들 뿐이었다. 맞아>
자기들끼리 죽도록 패는 짓을 세리모니라는 명분으로 그 많은 관중과 카메라 앞에서 아무렇게나 자행하는 스포츠는 세계에서 한국프로야구밖에 없다. 아이들이 보고 배울까 겁난다. 그렇지 않아도 아무 것도 아닌 것 가지고 툭 하면 치고 박는 아이들, 이젠 뭘 잘해도 다구리(뭇매)를 놓고 맞을 것 아닌가? 폭력세리모니에 부정적인 팬이 대다수라면, 그 기사는 팬들을 모욕한 것임에 틀림없다.
소설가 김종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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