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차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의장국인 싱가포르는 24일 의장성명을 통해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 사건의 조속한 해결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10ㆍ4 남북정상선언에 기초한 남북대화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조지 여 싱가포르 외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참가국 장관들은 금강산 피격 사건에 대한 관심을 표명했고 이 사건이 조속히 해결되기를 기대했다”고 밝혔다. 성명은 또 “장관들은 회담에서 작년 10월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과 그 결과물인 10ㆍ4선언을 주목한다”면서 “10ㆍ4선언에 기초한 남북대화의 지속적인 발전에 강한 지지를 표명했다”고 말했다.
ARF 의장성명을 통해 지역안보 현안에 대한 직접적인 우려 표명이 나온 것은 이례적이다. 금강산피격 사건에 대한 부분은 남측, 10ㆍ4선언에 기초한 남북대화는 북측의 입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성명에서 금강산 피격사건과 관련한 북측의 직접 책임을 묻지는 않았다.
이에 앞서 미국이 지난 주 뉴욕채널(유엔 주재 북한 대표부)을 통해 북한 측에 직접 남북대화와 남측 진상조사단 방북 수용을 촉구했던 것으로 이날 알려졌다. 중국도 지난 주 북한 측에 같은 내용을 촉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싱가포르 샹그릴라호텔에서 열린 ARF 외교장관회의에서도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금강산 사건 진상 규명 및 재발 방지를 위한 남측 조사단 수용을 북한에 촉구한다”고 말했다. 유 장관은 회의 후 “이번 사건이 남북 간 협의를 통해 조속히 해결돼야 한다고 했고 다른 많은 장관들도 남북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 의견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특히 콘돌리사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도 이날 회의에서 “금강산 사건은 비극적 사건으로 대화를 통해 남북 간에 잘 해결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현지 외교소식통은 전했다. 그러나 박의춘 북한 외무상은 이날 “금강산 사건은 남북 간 문제로 여기서 논의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한편 박 외상은 ARF 회의에서 이명박 정부의 대북 정책을 강하게 비난해 파문이 일고 있다. 외교소식통은 “북한은 6ㆍ15남북공동선언과 10ㆍ4정상선언을 부정하는 정권이 남한에 출현해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를 위협하고 있다는 내용의 발언을 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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