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제정 20주년을 맞은 팔봉비평문학상의 운영 기금에 팔봉(八峰) 김기진(1903~1985) 선생 유족들이 1억 원을 기탁했다. 한국일보사가 제정ㆍ후원하는 이 상은 지난해 KT&G의 1억 원 기부에 이어 유족들이 거액의 추가 기금을 쾌척하면서 최고 문학비평상의 권위를 한층 더하게 됐다.
팔봉의 삼남 김용한(74)씨는 24일 서울 중구 한국일보사 사옥을 내방, 본사 이종승 사장에게 팔봉비평문학상 운영 기금으로 1억 원을 전달했다.
김씨는 “4년 전 유족들이 모르던 부친 소유 땅이 도로에 편입됐다는 사실을 알게 돼 행정소송을 통해 지난달 보상금을 받게 됐다”며 기탁금 출처를 밝혔다. 보상금을 상속받은 팔봉 유족 10명 중 장녀 김복희 여사는 상속분 전액, 다른 9명은 30%를 흔쾌히 기금으로 내놨다.
팔봉비평문학상은 한국 근대 문학비평의 개척자인 팔봉의 유지를 받들어 유족이 기탁한 기금 1억2,000만 원으로 한국일보사가 1989년 제정했다.
40대 이상 평론가가 지난 1년 내 출간한 평론집을 심사 대상으로 하는 이 상은 운영위원회와 심사위원회를 분리하고, 매년 심사위원회를 새로 구성하는 등 공정성에 만전을 기하면서 절정의 비평적 성취를 보여준 중진ㆍ중견 평론가에게 영예를 안겨왔다.
첫 수상자인 고(故) 김현을 필두로, 김윤식 김치수 김우창 김병익 김주연 염무웅 구중서 최원식 김화영 정과리 황종연 남진우 김인환 성민엽 서영채 한기 이광호 박혜경씨로 이어지는 역대 수상자 계보는 70년대 이후 한국 문학비평사의 ‘백두대간’에 다름아니다.
팔봉비평문학상은 매해 4월 심사위원회의 엄정한 심사를 거쳐 팔봉의 기일인 5월8일 전후로 수상자를 발표한다.
이훈성 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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