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초 삼성은 온통 잿빛으로 가득했다. ‘7월 대반격’을 예고했던 선동열 감독의 의지와 달리 삼성은 7월 들어 3승9패로 끝없는 추락을 거듭했다. 지난 97년 이후 포스트시즌에 개근했던 삼성의 모습을 올해 가을에는 볼 수 없을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팽배했다.
선 감독은 말을 잃었고, 침울한 분위기는 덕아웃 전체로 퍼졌다. 승률 5할에서 점점 멀어져 갔고 4위 자리는 언감생심, 5위마저 상승세의 KIA에게 빼앗겼다. 그렇게 보름이 지났고, 선 감독은 중대 결단을 했다.
지난 16일 삼성은 두 명의 외국인투수를 동시에 웨이버 공시하는 모험을 택했다. 동시에 대체 용병도 선발하지 않고 국내 선수만으로 잔여 시즌을 치르겠다는 발표가 이어졌다. 모두가 삼성이 일찌감치 시즌을 포기한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12년 만에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나가지 못한다는 사실은 삼성 선수들의 자존심을 자극했다. 외국인 선수들이 팀을 떠난 16일부터 삼성은 180도 변했다. 배영수를 비롯한 주축 선수들이 부활 조짐을 보였고 우동균 최형우 등 젊은 선수들이 파이팅을 외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기적 같은 5연승이 이어졌다. 이후 KIA와 한 경기씩을 주고받은 삼성은 급기야 24일 광주에서 열린 KIA와의 방문경기에서 13-2 대승을 거두며 지난달 10일 이후 44일 만에 4위 자리까지 탈환했다.
국내 선수 만으로 치른 8경기에서 7승1패의 상승세. 7월의 절반을 기점으로 전혀 다른 팀으로 부활하며 4강 싸움의 변수로 떠오른 것이다.
35세의 노장 전병호는 5피안타 2실점으로 호투하며 4승째를 따냈다. 전병호는 9회말 2아웃 이후 KIA 나지완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해 지난 97년 8월1일 사직 롯데전 이후 11년 만의 완봉승을 아쉽게 놓쳤다.
대전에서는 홈팀 한화가 두산을 6-3으로 꺾고 홈구장 6연승의 휘파람을 불었다. 4연패의 늪에 빠진 2위 두산은 3위 한화에 2경기 차로 쫓기게 됐다.
허재원 기자 hooa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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