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가 오를 때만큼이나 가파르게 내리고 있다. 단기 급등에 따른 가격 조정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이제 정점은 지난 것 같다는 전망도 조금씩 대두되고 있다.
23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9월 인도분 미 서부 텍사스 중질유(WTI)는 전날보다 3.98달러(3.1%) 떨어진 배럴당 124.44달러에 마감됐다. WTI는 지난 11일 장중 배럴당 147.27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찍은 후, 8일 거래일 동안 하루를 제외하고 계속 떨어져 14%(22.83달러)나 폭락했다.
우리나라 수입물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두바이유 현물가도 전날보다 5.43달러나 급락한 123.58달러를 기록했다. 유가급락의 배경은 복합적이다. 우선 세계 경기침체가 본격화돼 원유 수요가 줄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 미 에너지부 조사에 따르면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에 대한 수요가 실제로 최근 3주 연속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원유선물거래에 대한 투기제한법이 미 상원을 통과하면서 원유선물시장의 40%에 육박하는 헤지펀드 등 투기세력이 서서히 이탈하고 있는 것도 유가 급락세를 부추긴 요인이다. 물론 향후 유가향방에 대해선 150달러 이상을 점치는 비관적 견해도 여전히 살아있다. 하지만 ‘하락’쪽에 무게를 두는 전망이 점점 더 늘어나는 양상이다. 그렇다고 ‘급락’까지 기대하지는 않는다.
이와 관련, 정구현 삼성경제연구소 소장은 24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향후 두바이유 평균 가격이 100~120달러 선을 유지 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우리투자증권 강현철 투자전략팀장은 “원유선물거래에 대한 투기제한법이 미국 대통령의 재가를 받을 경우 투기적 요인이 상당부분 제거될 것”이라며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105달러까지 하락할 것 같다”고 말했다.
손재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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