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사는 직장인 홍모(33ㆍ여)씨는 술을 자주 마시는 편은 아니지만 미니 사이즈 소주는 즐긴다. 2잔 정도가 나와 집에서 혼자 즐길 수 있어 부담도 없다.
홀로 사는 싱글족이 늘면서 ‘미니어처 술’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일반 판매용 정품의 절반 이하의 술이 담긴 미니어처는 보통 시음용이나 판촉용으로 사용돼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미니어처를 찾는 고객들이 늘면서 주류업체들이 미니 사이즈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국순당은 전통주로서는 처음 올해 5월 ‘명작 시리즈’ 미니어처를 출시해 편의점에서 판매했다. 첫 출시 당시 월 4만병이 팔렸던 미니어처는 이번 달엔 두 배인 8만병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명작 시리즈는 기존 용량(375㎖)의 5분의 1(75㎖) 크기로, 전통주 잔으로 두 잔 정도가 나온다. 국순당은 소비자 호응이 좋아 기존의 ‘명작 복분자’ ‘명작 오미자’ ‘명작 상황버섯’ 등에 이어 이달 10일부터는 ‘백세주’ 미니어처도 내놓았다.
소주도 많진 않지만 미니어처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두산은 지난해 8월부터 ‘처음처럼’ 미니어처를 판매하고 있다. 기존 용량(360㎖)의 3분의 1(120㎖) 수준이라 가볍게 마시려는 ‘나홀로’ 족에 인기가 높다는 게 두산 측 설명. 금복주도 80㎖ 병에 담은 ‘참소주’ 생산에 들어가 이달 말부터 시판할 예정이다.
양주는 이미 여러 제품이 미니어처로 유통되고 있다. 예전부터 인테리어 소품으로 쓰였던 소용량 양주는 최근 들어 싱글족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허브향이 담긴 독일산 ‘예거마이스터’는 강남과 홍대 클럽에서 스트레이트용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와인도 신세계나 현대백화점에서 기존 와인(375㎖)의 절반(187㎖) 크기로 판매되고 있다. 국순당 관계자는 “마시고 취하자는 식이 아니라 술을 음미하고 즐기는 쪽으로 음주문화가 바뀌면서 미니어처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기수 기자 bless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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