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정몽준 최고위원은 24일 당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했다. 그는 “독도와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건 같은 중대 문제를 논의한 당정 협의회에 최고위원을 참석하지 못하게 한 것은 말이 안 된다”며 21, 23일에도 회의를 보이콧 했었다.
정 최고위원의 ‘태업’은 조만간 끝날 것 같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기자와 만나 “다음 회의엔 나가도록 할 것”이라며 “오늘 아침엔 태릉선수촌을 격려 방문하느라 못 갔다”고 했다. 그는 23일 김영삼 전 대통령 병문안을 갔다가 우연히 박희태 대표를 만났다. 박 대표는 “이제는 좀 나오라”고 여러 차례 간곡하게 말했다고 한다. 박 대표는 정 최고위원의 주장을 어느 정도 수용하는 방안을 만들고 있다.
정 최고위원은 자신이 거듭 주장한 최고위의 위상 강화 필요성에 대해 “강화라는 표현을 쓸 필요도 없다”며 “중요한 당정 회의라면 당연히 최고위원도 참여해야 하며 이것이 당헌에 명시된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총리 훈령에서 당정 참석 대상을 당 3역 등으로 제한한 것은 당정을 격하하는 것”이라며 “당은 총리실 산하 단체가 아니며 국회가 행정부를 감독, 견제하는 것이지 총리실이 당을 감독하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박근혜 전 대표 등이 참석하는 최고ㆍ중진 연석회의가 부활된 것에 대해선 “좋은 일”이라면서도 “최고위가 당의 공식 의결ㆍ집행 기구이니 연석회의 논의 내용을 귀 담아 듣고 (최고위에서) 결정하면 된다”고 했다. 연석회의에 힘이 쏠리는 것을 경계한 것이다.
앞서 정 최고위원은 20일 오후 정부 관계자로부터 그 날 오전 당정 협의회가 열렸다는 말을 전해 들은 뒤 “최고위원에게 당정 일정도 알려주지 않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섭섭해 했고, 21일부터 회의에 불참했다. 물론 그가 회의를 보이콧한 것은 당정 참석 문제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당내 지지 기반이 취약한 정 최고위원이 존재감을 부각시키기 위한 것이고,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었다”는 시각이 많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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