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기적 같은 일이죠.”
전완준 전남 화순군수는 응용기술 연구분야에서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독일 프라운호퍼 IME(분자생명공학) 연구소 화순 유치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의 말처럼 탄광촌쯤으로 알려진 촌동네에 세계 3대 연구소 중 하나가 들어서리라고는 아무도 예상치 못했다. 지난해 그가 연구소 유치를 위해 독일을 분주히 오갈 때 정부나 다른 자치단체들은 코웃음을 쳤다.
그러나 그는 내심 IME연구소 유치를 자신했다. 화순에 국제수준의 최첨단 GMP(의약품제조관리기준) 시설 등 생명의약산업을 위한 기본 인프라 구축이 잘 돼있었기 때문이었다.
전 군수는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IME 연구소 건립 확정은 무엇보다 우수한 산업 인프라를 바탕으로 한 발전가능성이 때문”이라며 “연구소측은 화순을 거점으로 동아시아 생명의약산업 시장을 공략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IME연구소를 유치한 전 군수는 또 다른 기적을 준비하고 있다. 생명공학시대를 맞아 미래 성장동력의 한 축으로 건강ㆍ의료산업을 집중 육성키로 하고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는 정부의 첨단 의료복합단지 조성사업과도 맞물려 있어 상승효과도 기대된다. 한 마디로 화순을 아시아 바이오ㆍ메디컬 산업의 메카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것이다.
그의 야심찬 계획은 현재 화순읍에 구축 중인 생물산업단지(76만여㎡)를 중심으로 한 ‘바이오 클러스터’와 화순 전남대병원을 축으로 한 ‘메디컬 클러스터’를 통해 현실화하고 있다.
이들 클러스터에는 독감백신 자급자족시대를 열 녹십자 백신공장과 전남생물의약연구원, 바이오메드 산학협력관, 노인전문병원, 암센터, 전남대 화순병원ㆍ의생명과학 융합센터 등 생명산업과 의생명과학 분야 연구ㆍ생산 시설들이 들어섰거나 건립 중이다.
바이오ㆍ메디컬 클러스터 구축이 가져올 경제적 파급효과는 엄청나다. 실제 생물산업단지 내 40개 업체가 입주할 경우 고용인원은 1,000여 명, 연간 총생산액은 4,520억원에 달한다.
현재 1,000명을 고용하고 있는 화순지역 4개 농공단지의 연간 총생산액이 1,500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이는 최소 10개 이상의 농공단지를 조성한 것과 맞먹는다.
연관산업의 발전도 빼놓을 수 없다. 당장 9월 준공과 함께 시험가동에 들어갈 녹십자 백신생산공장의 경우 독감백신의 주원료인 닭의 유정란 공급을 위해 4~6개의 대규모 양계농장과 백신 전용란 부화장(2개)가 필요하다. 이 곳에서만 150여명의 신규 고용인력이 필요하고 연간 생산액도 150억원에 달할 것으로 군은 예상하고 있다.
전 군수는 “대표적인 예로 녹십자 백신공장이 국내 독감백신을 독점 공급하게 되면 공장 주변에 관련 외국기업과 국내 생물기업들이 속속 들어설 수 밖에 없다”며 “이렇게 되면 화순은 건강과 장수도시로서의 이미지와 첨단 바이오 산업의 메카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독일 프라운호퍼硏 유치/ 생물의약기업 입주 러시 '예약'
전국 자치단체들이 투자를 유치하기 힘든 기업 중 하나가 바로 생물의약 기업이다.
신약 개발 등 첨단 의약기술 연구 개발이 주가 되는 기업 운영 특성상 연구 및 생산시설 등 기초 인프라 구축을 위한 초기 투자ㆍ연구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전완준 화순군수는 "의약 제조 회사의 경우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려면 기본적인 생산기반(인프라) 구축에만 1,000억원 가량 소요된다"며 "이는 관련 기업들이 이전을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라고 말했다.
전 군수는 이처럼 '모시기 어려운' 기업을 끌어들이는 매개체로 MP3를 개발한 독일 프라운호퍼IME 연구소 유치를 생각해 냈다. 신약과 응용의학 기술 개발에 대한 세계적인 응용기술 연구 인프라 구축해 투자환경을 조성하면 관련 기업 유치는 한층 쉬워질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IME연구소는 2010년부터 박테이라 백신과 바이러스 백신 등 백신연구개발을 포함한 의생명공학, 응용의학 등 3개 분야 10개 연구과제를 선정, 연구활동을 벌이게 된다.
프라운호퍼 IME연구소 설립 소식이 알려지면서 생물의약 기업들 이 생물산업단지 입주를 타진해 오고 생명보험업계에서도 의약 분야 투자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IME연구소 설립을 계기로 관련 기업들의 입주가 러시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화순=안경호 기자 k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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