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원자재가 상승 등으로 막대한 부를 쌓고 있는 러시아 기업들이 미국 기업 사냥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2일 “러시아 기업의 미국 기업 인수가 겉으로는 크게 눈에 띄지 않지만, 물 밑에서는 이미 홍수를 이루고 있다”고 전했다.
얼마 전 러시아 철강업체 에브라즈는 미국의 철강업체 오레곤스틸과 캐나다의 입스코를 인수했다. 에브라즈는 러시아 부호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지분의 41%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 러시아 기업은 미국 기업을 인수하기 위해 무려 42억 달러를 투자했으며, 미국을 제외한 해외 기업 인수에도 172억 달러를 쏟아 부었다.
러시아의 부호들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호화 요트나 축구단 등을 사들이며 이목을 끌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철강회사나 광산업체 등 보다 실질적인 자산 사들이기에 나서고 있다. 신용위기로 많은 미국 기업이 자금난을 겪자 현금을 보유한 러시아 기업이 시장에 나온 기업을 집어 삼키는 것이다. 게다가 최근 달러 약세로 미국 기업 인수에 적은 비용이 든다는 점도 러시아 기업에게는 유리하게 작용한다.
미국의 에스마크는 최근 메릴랜드의 스패로우즈 포인트 제철소를 인수하려 했지만 자금난으로 포기했고 결국 스패로우즈 포인트는 러시아의 OAO 세버스탈 손에 들어갔다. 세버스탈은 한 발 나아가 지난달 에스마크까지 7억7,500만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미국 정부는 아직까지는 러시아 기업의 미국 기업 인수에 제재를 가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러시아 기업과 크렘린의 연루설 등을 이유로 러시아 자본의 투명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신문은 “차후 러시아가 항만, 전자, 통신 등 보다 민감한 분야로 진출을 꾀할 경우 미 연방 정부가 러시아 기업의 인수 활동을 재고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최지향 기자 j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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