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고미술협회 전ㆍ현직 감정위원들이 허위 감정으로 사기 행각을 벌이거나 방조한 혐의로 입건됐다.
서울경찰청은 23일 현직 감정위원의 허위 감정서를 근거로 가짜 조선백자를 진짜라고 속여 골동품상에게 팔아 넘긴 혐의(사기 등)로 협회 전직 감정위원 A(64)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또 A씨의 부탁을 받고 가짜 백자를 진품이라고 감정서를 작성해주거나 감정가격을 시세보다 부풀린 혐의(업무방해ㆍ사기방조 등)로 현직 감정위원 B(73)씨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05년에 제작된 ‘백자철화초문호’ 모조품을 250만원에 구입한 뒤, 다른 감정위원들로부터 ‘조선시대 진품’이라는 감정서를 받아내 1,850만원을 받고 골동품 시장에 유통시켰다. 경찰 관계자는 “감정 과정에서 금전 거래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지만, 감정위원들은 ‘당시에는 분명히 진품인 것 같았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허위 감정서를 이용해 ‘문화재 보험사기’를 기획한 골동품 중개상 C(41)씨 등 4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A씨에게 금품을 주고 실제 1억5,000만원인 진품 고려청자 가치를 5억5,000만원으로 부풀린 감정서를 받아 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한 뒤, 지난해 8월 청자를 일부러 깨뜨려 보험금을 타내려 한 혐의다. C씨 일당은 골동품이 깨지면 감정서 금액대로 보험금이 나오는 점을 노리고 범행을 저질렀지만 보험금 지급 실사 과정에서 허위 감정이 들통나 덜미가 잡혔다.
송태희 기자 bigsmil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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