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북부 국경도시인 레이노사에서 괴한들에게 납치됐던 한국인 4명과 중국인으로 추정되는 1명이 피랍 9일 만인 23일 무사히 석방됐다.
이정관 외교통상부 재외동포영사국장은 "멕시코에서 납치됐던 5명이 오늘 오전 9시(한국 시각) 전원 풀려났다"며 "이들의 신병은 현지 경찰 당국이 확보하고 있으며 조만간 주멕시코 한국대사관에 인계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당초 전원이 한국인으로 전해졌으나 주멕시코 대사관은 피랍자의 현지 진술을 근거로 1명을 중국 국적으로 추정하고 있다.
외교부는 21일 사건 인지 직후 멕시코 정부에 긴밀한 협조를 요청하고 인질 구출 합동작전을 펼쳤다. 현지 경찰은 이들이 억류된 장소를 파악하고 부근을 수색했으며, 압박감을 느낀 납치범들은 레이노사 중심부 호텔 앞에 이들을 내려놓고 도주한 후 경찰에 전화를 걸어 소재를 알려 왔다. 피랍자들은 의료검진을 받은 뒤 현재 한국대사관 영사의 입회 하에 현지 경찰 당국으로부터 피랍 경위 등을 조사받고 있다. 이 국장은 "석방 과정에서 3만달러의 몸값 지불은 없었다"고 말했다.
30, 40대로 알려진 피랍자들은 14일 일자리 정보를 구하기 위해 미국 텍사스주 접경지역인 레이노사에 가 차량를 운행하던 중 무장 괴한에게 납치됐다. 외교부는 21일 영사콜센터를 통해 피랍자 가족의 전화를 받고 피랍 사실을 인지했으며, 정치 목적이 아닌 금품을 노린 단순 납치사건이라고 추정하고 현지 한인 변호사 1명을 중개인으로 지정, 납치범 측과 대화해 왔다.
한편 이 국장은 "미국 국경 인접지역임을 감안해 현지 경찰이 미국 밀입국 시도 여부와 관련된 조사를 하고 있다"며 "단순한 납치라기보다는 밀입국 시도와 연루됐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이들이 미국 밀입국을 시도하기 위해 밀입국 알선브로커를 고용했다가 브로커 조직 내부의 갈등이나 다른 조직과의 세력 다툼 때문에 이번 사건이 발생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납치된 뒤 1주일이 지나서야 가족들에게 알려졌고 한국대사관 관계자들과 별다른 어려움이 없이 휴대폰 통화가 이뤄진 점은 이 같은 추정을 뒷받침한다.
고성호 기자 박민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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