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촛불집회 진압 유공 경찰관들에 대한 대대적 포상을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진보 성향의 시민사회단체들은 “시민들을 폭력으로 강경 진압한 경찰관에게 상을 준다는게 말이 되느냐”는 입장인 반면, 보수 성향의 단체들은 “시민 안전을 위해 고생한 경찰관들을 격려하는 것은 당연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23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촛불 집회 및 시위 진압에 동원된 경찰관 가운데 현장 안전을 확보하고, 불법 행위에 엄정하게 대처한 유공자에게 표창장을 주기로 하고 24일까지 대상자 추천을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르면 이달 말께 경찰청장 표창 135명, 서울경찰청장 표창 250명 등 총 385명 규모의 포상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시위를 직접 진압한 기동단 소속 경찰관 및 전ㆍ의경 208명 등 261명, 일선 경찰서 소속 경찰관 109명과 지방청 소속 15명 등이다. 일선 경찰서 중에서는 촛불집회가 거의 매일 발생한 종로서와 남대문서가 각각 경찰청장 표창 6명, 서울경찰청장 표창 2명 등 8명으로 표창자가 가장 많다.
이에 대해 촛불집회를 주도해온 ‘광우병 국민대책회의’와 참여연대 등 진보단체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장대현 대책회의 대변인은 “촛불집회에 자발적으로 참가한 시민들을 폭력으로 탄압한 경찰에게 표창장을 준다는 것은 개탄스러운 일”이라며 “심하게 말하면 광주민주화운동 진압 과정에서 학살을 자행한 군인들에게 훈장을 준 것과 다르지 않다”고 비난했다.
참여연대는 “국민들을 잘 때려잡은 경찰에게 주는 표창이냐”면서 “표창장을 받는 경찰들도 그다지 명예스럽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재근 참여연대 행정감시팀장은 “수많은 시민들이 어청수 경찰청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대대적인 표창은 경찰총수로서의 자질을 의심케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보수 단체들은 포상이 당연하다는 반응이다. 뉴라이트전국연합 변철환 대변인은 “경찰이 시위대로부터 시민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밤잠도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고생했는데 표창장을 주는 것은 당연하다”며 “일부 단체들이 경찰 내부 일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변 대변인은 “대책회의는 비난을 거두고 자신들 때문에 고생한 경찰들에게 오히려 감사패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정헌 기자 xscope@hk.co.kr김혜경기자 thank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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