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사이트 ‘다음’의 한메일 서비스 사고로 인한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가 최대 55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자신의 이메일함에 보관됐던 중요 메일들이 삭제됐다는 피해자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고, 소비자단체들도 피해사례를 접수하면서 법적 대응을 준비중이어서 후폭풍이 거셀 전망이다.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소송을 함께 준비하자는 카페도 생겨나고 있다.
다음 관계자는 23일“한메일이 노출된 시간은 22일 오후 3시10분부터 4시까지로, 이 시간대에 한메일에 접속한 이용자는 55만여명”이라며 “접속한 이용자들끼리만 메일함이 교차로 노출됐다”고 밝혔다. 당시 한메일에 접속하지 않은 회원들의 이메일은 다른 사람에게 노출되지 않았지만, 55만여명은 서로의 메일함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는 얘기다. 결과적으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을 인정한 것이다.
다음측은 “비밀번호 등의 유출은 없었으며, 메일 본문을 읽을 수도 없었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피해자나 관련 업계측의 시각은 다르다. 다른 이용자가 메일 첨부파일을 얼마든지 내려받기 할 수 있었고 메일 삭제도 가능한 상황이어서 중요 문서나 사생활 관련 정보가 대량 유출됐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다음의 이메일 노출사고 관련 피해 상담을 하고 있는 소비자시민모임에는 이날 오후까지 총 70여건의 피해사례가 접수됐다. 이 중 일부는 “오랫동안 보관해왔던 메일들이 모두 삭제됐다”며 거세게 항의하기도 했다. 김모씨는 “메일이 휴지통에 가 있거나 삭제됐다”며 “중요한 내용들이 많은데, 한 사람이 일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다른 피해자도 “예전부터 저장해왔던 메일과 청구서, 문서들이 모두 사라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메일 삭제는 그나마 피해 사실 확인이 가능하지만, 문서 유출의 경우 피해 규모조차 파악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다. 메일함을 열어본 다른 이용자가 첨부문서 파일을 내려받았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 한 네티즌은 “메일함에 고객 연락처 등이 담긴 파일이 있었는데, 누군가가 내려받았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아찔하다”고 말했다.
소비자시민모임 관계자는 “대규모 정보유출 가능성이 높지만 구체적인 피해를 입증하는게 관건”이라며 “정신적 위자료 청구 등의 법적 대응을 준비중이다”고 말했다. 네이버 등의 인터넷 사이트에서도 ‘한메일 정보유출 피해자모임 카페’ 등이 속속 개설되고 있다. 한국인터넷미디어협회는 이날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훼손ㆍ침해 또는 누설한 자를 처벌토록 하는 정보통신망법에 따라 방송통신위원회는 다음을 즉시 조사하라”고 촉구했다.
허재경 기자 ricky@hk.co.kr김성환기자 bluebird@hk.co.k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