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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펀드 수익률-26%' 묻지마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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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펀드 수익률-26%' 묻지마 추락'

입력
2008.07.24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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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지겹다. “고객께 심려를 끼쳐드려 안타까운 마음 금할 길이 없다”면서도 중국에 대한 미련(?)만큼은 버리지 못했다. 무려 4조2,000억원(운용규모)의 공룡펀드 ‘미래에셋 인사이트펀드’의 수익률은 악화일로다. 지난해 말 설정 당시 시중자금을 싹쓸이하며 ‘묻지마 펀드’로 통하던 위세가 무색할 지경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23일 공개한‘미래에셋인사이트혼합형투자신탁1호 Class-A’의 설정 이후(2007.10.31) 누적 수익률(지난달 30일 기준)은 -26.07%였다. 단순계산으로 1조원 남짓이 증발한 셈이다.

최근 2개월간(4.30~6.30) 중국(홍콩)의 투자비중은 두 달 전(66.02%)보다 소폭 줄긴 했지만 여전히 최고(61.05%)였다. 4월까지 소수점이하(0.17%)에 불과하던 일본 주식 비중을 10% 정도(9.93%) 늘려 투자비율 2위로 끌어올린 게 눈에 띈다. 다음은 한국(7.32%) 브라질(7.12%) 러시아 스위스 인도 독일 등의 순이었다.

보고서는 “설정 이후 글로벌 투자환경이 예기치 않은 상황들로 인해 악화해 -26.07%의 누적 수익률을 기록했다”며 “다만 같은 기간 중국 인도 미국 유럽 증시가 41.6%, 32.0%, 18.52%, 25.32% 하락한 것을 감안하면 인사이트펀드의 분산효과는 분명하다”고 밝혔다. 국내 최고를 자부하는 운용회사의 변명치곤 궁색하다.

인사이트펀드는 투자자들의 우려에도, 2~4월 중국 비중을 오히려 늘려 잡아 손실을 키웠다. 설정 이후 6개월 수익률이 -10%중반이었는데, 두 달새 -20%후반대로 미끄러진 것이다. 앞으로 얼마나 더 손실을 낼지 아무도 장담을 못하는 상황이다.

미래에셋은 그러나 이번에도 중국에 대한 낙관론을 놓지않았다. 보고서는 “주요 국가 중 유일하게 소비자물가지수(CPI)가 하락하고, 경기 민감 소비재의 실적이 반등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중국의) 하반기 전망에 긍정적”이라고 주장했다. 일본에 대한 투자비중을 늘린 이유로는 ▦기술력 높은 일본 제품에 대한 신흥국의 수요 증가 ▦지난해 대중국 수출이 최초로 대미수출을 초과하는 등 미국과의 탈 동조화 등을 꼽았다.

업계와 투자자의 시각은 차갑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미래에셋 전체 해외펀드를 놓고 봐도 중국이 60~70%를 차지하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겠지만 중국시장이 급등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투자자들의 고통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마치 도박처럼 소위 ‘몰빵’으로 잃은 돈을 다시 몰빵으로 찾겠다는 전략이 투자자들을 울릴 것이란 얘기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일본 비중을 높인 건 수익을 얻겠다는 게 아니라 위험회피 측면이 강해 손실 만회는 힘들 것 같다”며 “자산배분펀드라고 하기엔 주식비중이 100%에 가까운 점도 여전히 부담”이라고 평했다.

일각에선 인사이트펀드가 중국 이미지부터 벗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말 자산을 골고루 분배할 테니 ‘나를 믿고 따르라’라고 팔았는데 막상 뚜껑을 여니 결국 중국펀드라 실망감도 크다”고 말했다.

일부에선 환매 조짐도 엿보인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이 달 들어 17일까지 인사이트펀드에서 273억원이 순 유출됐다. 미래에셋이 내놓는 해법은 오로지 ‘장기투자’, 불어난 손실 때문에 환매 기회도 놓친 투자자들에겐 한가한 얘기나 다름없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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