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공공기관장 '보은 · 영남 · 관료' 인사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공공기관장 '보은 · 영남 · 관료' 인사

입력
2008.07.24 00:19
0 0

장관인사에서 낙제점을 받은 현 정부가 공공기관장 인선마저 파행과 정실인사로 시끄럽다. 현 정권에 공을 세웠다는 인사들은 너도나도 한 자리씩 차지했고, TK(대구ㆍ경북)를 비롯한 영남 출신 인사들이 절반 이상을 독식했다. 공공기관장 민간우대 원칙은 온 데 간 데 없이 사라졌다. 아랫돌 빼서 웃돌 괴기 식으로 자리만 바꾼 기관장도 적지 않다. 낙하산 논란과 잡음은 끊이질 않고 있다.

22일 한국일보가 정부 각 부처 산하 공공기관장 인선 결과를 취합해 본 결과 주요 50개 신임 공공기관장(유관기관장 포함) 중에서 대선 캠프나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참여하는 등 현 정부 출범에 공을 세운 인사가 19명에 달했다. 5명 중 2명 가량이 ‘범 MB맨’으로 분류될 수 있는 이들이었다. 공공기관장 물갈이가 보은 차원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당초 우려가 사실로 확인이 된 것이다.

지역 편중은 더욱 심했다. 영남지역 출신 인사가 모두 29명으로, 신규 기관장의 60%에 육박했다. 호남 출신 인사가 고작 6명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무려 5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사실상 ‘영남 싹쓸이’다.

정부가 당초 공공기관장 인선을 시작하면서 밝혔던 민간우대 원칙도 허울좋은 구호에 불과했다. 관료 출신이 22명으로 40%를 넘었고, 정치인과 준정부기관인 금융감독원 출신까지 포함하면 절반에 육박했다. 특히 지금까지 인선 완료된 지식경제부 산하 5개 기관장은 지경부 출신 관료로만 100% 채워졌다. 기획재정부 역시 수출입은행과 한국투자공사 책임자에 재정경제부 전직 차관과 과거 재정경제원 간부를 선임했다. 국토해양부도 산하 공기업에 전직 건설교통부 차관 출신으로 대통령직 인수위원을 지낸 인사가 확정했고 세칭 ‘S라인’으로 불리는 서울시 출신도 자리했다.

금융위원회가 선임의 키를 쥐고 있는 기관의 경우 자격시비까지 거센데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에 선임된 정치인 출신 안택수씨가 대표적이다. 금융위 역시 주택금융공사 사장에 옛 금감원 출신 임주재씨를 결정해 관료출신 우대에서 예외가 아니었다. 금융위 산하 공기업 책임자는 대표적인 지역편중의 사례로 꼽히기도 했다. 금융공기업 13곳에서 새로 선임된 CEO와 감사의 70%이상이 영남권 출신이었다.

표면적으로나마 현 정권에 기여한 공도 없고, 비영남 출신이면서 관료 출신도 아닌 이른바 ‘3무(無)’ 신임 기관장은 미국 시민권자인 이진수 국립암센터 원장을 포함해 5명에 불과했다.

당연히 인사 잡음이 끊이질 않는다. 증권예탁결제원 노조는 이수화 신임 사장 내정자가 낙하산이라며 선임 주총을 막고 있고, 대선 캠프에서 자문교수를 맡았던 정연태 코스콤 사장은 취임 열흘 만에 사의를 표명했다. 대선 시절 방송특보를 지낸 구본홍 YTN 신임 사장은 17일 주주총회에서 1분여만에 ‘날치기’ 선임돼 노조와 마찰을 빚고있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눈 앞에 놓여있는 떡고물을 포기하지 않을 거라는 건 애초부터 충분히 예상됐다”며 “공모제 확대 등 제도와 법을 바꿔봐야 인사권을 쥐고 있는 이들의 생각이 변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인선 파행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기획취재반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