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형차 시장에서 2위 다툼이 치열하다. 영원한 베스트셀링카인 현대차 ‘쏘나타’는 독주를 계속하고 있어 일단 동급 모델 경쟁에서 논외다. 독보적 1위가 존재하는 경우 2위 경쟁은 의미도 없고 맥이 빠지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도 2위 경쟁이 치열한 이유는 무엇일까.
2위는 국내 중형차의 간판인 소나타의 대항마로 인정 받을 수 있다. 더욱이 중형차는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비중이 크다. 2위에만 올라도 상징적 의미가 있는데다 전체 판매순위를 크게 끌어올릴 수 있다. 업체들이 쏘나타 다음 자리를 노리는 이유다.
로체 이노베이션 2위 올라
2위 경쟁의 주인공은 기아자동차 ‘로체 이노베이션’과 르노삼성차 ‘SM5’다. SM5는 그 동안 2위 아성을 비교적 굳건히 지켜왔다. 그런데 지난달 첫 선을 보인 로체 이노베이션이 무서운 기세로 치고 올라오며 2위 자리를 넘보고 있다. 실제 지난달 13일부터 판매가 시작된 기아차의 로체 이노베이션은 신차 효과를 등에 업고 지난달 5,117대가 팔려 단번에 중형차 시장 2위에 올라섰다. 로체가 2위에 오른 것은 2005년 7월 이후 2년5개월 만이다.
로체는 이노베이션 출시 이전인 올해 1월 2,000대, 2월 2,149대, 3월 2,194대, 4월 4,016대, 5월 3,326대 등 4월 반짝 상승을 제외하고는 월 판매량이 2,000~3,000대 수준에 그쳤다. 2위인 SM5와는 월 1,000대 이상 차이가 났다.
르노삼성의 SM5는 지난달 4,920대가 팔려 3위에 내려앉는 치욕을 맛봤다. 쏘나타의 유일한 라이벌로 인정 받았던 SM5였기에 충격의 강도는 크다. 이에 대해 르노삼성 측은 “로체 이노베이션의 6월 판매량이 SM5보다 197대 가량 앞섰지만, 차값의 10%를 깎아 준 구형 ‘로체’ 판매분이 포함돼 있어 진정한 승리로 보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구형이든 신형이든 로체 판매량인 만큼, 옹색한 변명이라는 게 기아차 측의 반박이다.
승부는 이제부터
업계에선 7월 판매결과가 나와야만 진정한 승자를 가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6월 판매량은 로체 이노베이션이 13일 출시돼 정확한 한달 영업실적으로 보기 어렵고, 신차 효과도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달 20일까지의 출고량을 보면 로체 이노베이션이 3,656대로 SM5(2,788대)를 868대 앞선 상태다. 하지만 계약대수는 SM5가 4,400대로 로체 이노베이션(4,351대)을 49대 앞서고 있다. 출고를 기준으로 본다면 로체 이노베이션이 SM5를 누르고 이달에도 2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르노삼성차는 출고량 늘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편, 쏘나타는 이달 20일까지 6,330대가 출고돼 월 1만대 이상 판매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며, GM대우차의 ‘토스카’는 1,047대로 2위 경쟁에서 일찌감치 탈락해 국내 중형차 시장의 꼴찌로 자리매김했다. GM대우는 올해 초 6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한 토스카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했으나 여전히 고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고유가로 경차 시장이 커졌으나, 아직은 중형차 시장 비중이 제일 높다”며 “중형차 시장의 상징성 탓에 완성차 업체들이 중형차 시장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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