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경찰 강력팀 막내는 마흔살"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경찰 강력팀 막내는 마흔살"

입력
2008.07.23 00:19
0 0

“9년째 강력팀 막내입니다.”

1999년 강력반에서 경찰 생활을 시작한 서울 서부 지역 경찰서 강력팀에 근무하는 A(40)경사. “이달 말로 예정된 인사에서도 신참 후배 받기는 글렀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형사ㆍ수사 분야 지원자가 5년째 한 명도 없기 때문이다. 그는 “예전에는 강력팀 희망자가 줄을 섰는데 지금은 ‘3D 업종’이라며 젊은 후배들이 외면한다”며 “강력팀에 남아 있는 우리만 바보 신세”라고 말했다.

절도ㆍ강도ㆍ살인사건 범인을 검거하고 치안을 담당할 경찰인력 부족 현상이 시간이 지날수록 심해지고 있다. ‘경찰의 꽃’으로 불렸던 형사 파트가 기피 부서로 전락하고, 촛불시위 영향으로 최근에는 의무경찰 지원자마저 급감하고 있다.

올해 순경 경쟁률이 34대 1에 달하지만 대부분 합격자들이 교통ㆍ여성청소년 등 편한 부서에만 몰리다보니, 형사ㆍ수사 분야 근무자들은 몇 년째 “인력 충원이 없다”며 아우성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형사ㆍ수사 분야 지원자는 2006년 8,071명이었지만 지난해에는 3,269명으로 2006년 대비 40% 수준으로 줄었다. 특히 강력ㆍ폭력팀 인력 부족은 심각한 수준이다. 서울 지역 경찰서 상당수가 몇 년째 강력팀 인력을 보충하지 못해 강력팀 막내 팀원 나이가 40대인 곳도 많다.

이를 개선하려고 2005년 형사ㆍ수사 전문요원을 양성하는 ‘수사경과제’가 도입됐지만 승진이나 수당지급 등이 이뤄지지 않아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치안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서울 시내 한 경찰서 강력팀 직원은 “수사비가 10년째 30만원인데, 교통비로도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도둑잡고 험한 일하며 10년만에 경위에 올랐는데, 동기들은 편한 일 하며 공부 열심히 해서 4~5년만에 승진했다”고 한탄했다.

‘공권력의 권위 실추’도 강력팀 형사의 힘을 빼는 요인이다. 양천경찰서의 한 경위는 “공무집행 중에 조금만 잘못해도 인권탄압, 과잉대응이라는 비난을 받는다”며 “하루종일 큰 소리치는 피의자와 상대하면 진이 다 빠지니 누가 강력팀에 자원해서 오겠냐”고 말했다. 고된 일 속에서도 그나마 버틸 힘이었던 자긍심마저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촛불집회 여파로 공권력 이미지가 크게 실추된 탓일까. 젊은 대학생들의 의무경찰 지원도 최근 급감했다. 올해 상반기 의무경찰 모집율은 98%였지만, 촛불집회가 본격화한 6월에는 45%로 급락했다.

이는 최근 3년간 6월중 평균 모집율(70%)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경찰청 관계자는 “촛불시위 영향으로 대학생들이 시위 진압에 나서기를 꺼려해 의경 지원이 대폭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며 “새로운 홍보 방안 등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김혜경 기자 thanks@hk.co.kr윤재웅기자 juyoon@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