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스타의 정착'. 2008년 상반기에 불기 시작한 90년대 스타들의 컴백 붐이 여름을 넘기며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토이와 김동률의 시장 석권이 아이돌 스타들의 전국(戰國)시대에 부는 미풍 정도에 그치지 않고, 또 다른 스타들의 컴백을 부르며 가요계의 트렌드로 정착했다.
하반기 컴백 붐을 일으킬 90년대 스타의 대표주자는 29일 싱글앨범을 발표할 서태지이다. 이 앨범에 이어 두장의 음반을 더 낼 서태지는 내달 15일 'ETPFEST 2008'을 통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이어 9월엔 클래식 거장 톨가 카쉬프와 오케스트라 협연을 앞두고 있으며 총 11회에 걸쳐 전국투어를 펼칠 예정이다. 서태지의 음반을 군말 없이 살 팬이 30만 명 이상으로 추산되기에 경제적인 효과도 클 것으로 보인다.
토이의 유희열도 서태지와 같은 날 자신의 두번째 소품집 '여름날'을 내고 6집 성공의 여운을 이어간다. 이번 앨범은 소박하지만 섬세한 감동을 담은 5개의 연주곡과 3개의 가창곡을 실었다. 컴퓨터음을 배제하고 유희열의 피아노와 함춘호의 기타, 그리고 현악기로만 구성해 '90년대 감성'의 필수 요소들로 가득하다.
'여름날'은 토이가 아닌 유희열의 이름으로 발표되는 것으로 현빈, 류승범, 신민아 주연의 크로스오버필름 '여름날'과 손잡고 만들어졌다. 토이의 6집이 5주 연속 음반 판매 정상을 지키고 4회의 공연 모두 매진시킨 전력이 이번 음반에도 이어질 지 주목된다.
90년대 댄스음악의 주류를 이끌었던 이효리와 엄정화의 컴백도 10대, 20대를 비롯한 가요팬들의 감성을 충분이 자극하고 있다.
15일 3집 '잇츠 효리쉬'를 낸 이효리는 한동안 음악 활동보다 예능 방송인으로 활동하며 뮤지션의 입지가 굳건하지 못했지만 컴백무대 이후 공중파 3사 예능프로 30개로부터 섭외요청을 받고 곧바로 판매순위 수위에 오르는 등 2003년 '텐 미니츠'의 열풍을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8월 이후 가요계에서 90년대 스타들의 두각은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여름시즌을 맞춰 3인조 혼성그룹 쿨이 3년 만에 재결합해 앨범을 내고, 김건모를 비롯해 군에서 제대한 김종국과 조성모, 김범수가 막바지 음반작업에 들어가 조만간 대중 앞에 나설 태세다.
싱글앨범을 먼저 내고 8월 중 정규앨범을 출시할 봄여름가을겨울, 10월에 돌아올 신승훈 등도 과거 스타 붐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90년대 스타들의 정착은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가요팬들에겐 환영 받을 일이며, 그나마 이들의 음악이 구매력 있는 계층에 소구하는 것들이어서 음반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실력있는 신인 뮤지션들의 설 자리가 그만큼 좁아지는 부작용이 있다. 또한 이들의 노래를 거의 그대로 부르는 리메이크 앨범이 급증하는 것도 어두운 면임에 틀림이 없다.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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