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 휴머니스트
1898년 7월 22일 미국의 조각가 알렉산더 칼더가 태어났다. 1976년 78세로 몰. 칼더는 우리가 초등학교 때부터 배우는 모빌, 즉 움직이는 조각의 창시자다. 아니 요즘 아이들은 태어나자마자 고개조차 움직이지 못할 때도 요람이나 천장에 매달려 흔들리는 모빌을 보며 세상에 눈뜨기 시작한다.
화가 집안에서 태어난 칼더는 당초 기계공학을 전공했다. 25세 때 뉴욕의 미술학교에 들어가 회화를 공부한 그는 1926년 파리로 가 10여년간 머물면서 미로, 몬드리안, 뒤샹 등을 만났다. 칼더는 파리의 작업실에서 철사와 나무조각, 종이 등을 재료로 곡예사들과 동물들의 모양을 만들어 매주 서커스 공연을 했다고 한다. 그 소문을 듣고 찾아온 사람들 중에 몬드리안도 있었다. 칼더는 특히 강렬한 원색의 선과 면으로 이뤄진 몬드리안의 추상회화에 매료돼 “몬드리안의 작품을 움직이게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모빌의 시작이었다. ‘변기’로 유명한 마르셀 뒤샹은 1931년 칼더의 스튜디오에서 그의 작품을 보고 모빌이라고 불렀다. ‘모빌’은 뒤샹이 1916년 자전거 바퀴로 만든 자신의 작품에 붙인 이름이기도 했다.
회화를 움직이게 만들고 싶다, 조각이 왜 땅바닥에 붙어 있어야만 하는가. 이것이 칼더의 상상력이었다. 엄숙하고 무거운 미술이 모빌에서는 경쾌하고 자유로워졌다. 선과 면이라는 2차원적 요소가 모빌에서는 3차원의 공간이 되고, 다시 그것은 바람에 흔들리면서 시간 개념까지 획득하는 4차원으로 이어진다.
진중권(45)의 <놀이와 예술 그리고 상상력> 이 생각난 것은 바로 칼더의 어린아이 같은 상상력 때문이다. <미학 오디세이> 의 진중권은 이 책에서 신나는 정신의 놀이, 상상력의 해방이야말로 미학의 핵심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중세적 상상력을 ‘오류의 근원’이라고 보았던 17세기 데카르트의 ‘사유의 혁명’이 오히려 인간을 인과관계의 사슬에 옥죄어왔다면, 21세기의 미래는 ‘상상력 혁명’의 시대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아는 것이 힘’이 아니라 ‘상상하는 것이 힘’이라는 것이다. 미학> 놀이와>
하종오 기자 j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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