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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러디 뜨면 인기도 뜬다

입력
2008.07.22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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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가수들이 네티즌의 패러디 대상이 되는 게 새로운 유행으로 떠올랐다. 네티즌들이 TV에 나오는 가수들의 독특한 무대 매너나 패션을 잡아내 새로운 영상이나 사진과 합성, 패러디의 주인공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최근 솔로로 돌아온 그룹 신화의 전진은 그의 무대가 미국 가수 저스틴 팀버레이크와 비슷하다는 이유로 네티즌들 사이에 '전스틴 진버레이크'로 불리며 화제가 됐다. 인터넷에서는 그의 패션과 독특한 춤을 패러디한 사진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디제이로 변신한 그룹 클론 출신의 가수 구준엽 역시 자신을 '디제이 쿠'로 소개했던 무대에서의 영어 발음이 우스꽝스럽다는 이유로 '디제이 쿠'로 불린다. 엄정화는 무대 의상이 만화 <드래곤 볼> 에 나오는 외계인 '기뉴 특전대'의 옷과 비슷하다는 이유로 '엄기뉴'로 불릴 정도이다.

과거에는 연예인이 이런 패러디의 대상이 되는 것을 내심 불편해하는 경우가 많았다. 자신의 이미지가 지나치게 희화화되는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패러디가 인기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전진은 '전스틴'이 화제가 되면서 MBC <무한도전> 등 인기 예능 프로그램에서 이를 웃음의 소재로 사용했고, 패러디는 전진이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활발한 활동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전진은 "저스틴 팀버레이크같은 뛰어난 뮤지션과 비교된다면 기쁜 일"이라면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도 했다. 구준엽과 엄정화 역시 각종 패러디가 자신들의 컴백을 대중에 알렸다는 사실을 부인하기 힘들다.

이런 현상은 젊은 층이 음악을 받아들이는 방식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한 가요 관계자는 "과거 대중은 가요 프로그램이나 뮤직비디오를 통해 음악을 접했다. 하지만 요즘 네티즌들은 몇 분씩 되는 노래를 다 듣지 않는다. 대신 그들 스스로 즐길 수 있는 요소를 담은 가수들이 우선 관심을 받는다"고 말했다.

패러디는 아니지만 원더걸스는 지난해 '텔미'가 따라 하기 쉬운 멜로디와 재미있는 춤으로 인해 각종 UCC로 제작돼 엄청난 인기를 얻었고, 올해 발표한 '소 핫' 역시 네티즌들이 노래와 춤을 따라 하는 동영상을 만드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전통적 방식의 음악 홍보가 더 이상 통하지 않는 대신 네티즌들이 스스로 즐길 수 있는 '꺼리'를 갖춘 가수들이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음악보다 캐릭터가, 감상보다 놀이가 먼저 주목받는 시대인 셈이다.

강명석 객원기자 lennone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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