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문선명(88) 총재 일가가 탄 헬기가 폭우 속에 불시착한 뒤 폭발해 전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러나 헬기가 울창한 숲에 불시착한 덕분에 탑승객 대부분이 가벼운 찰과상 정도만 입는 등 화를 면했다.
사고 헬기는 미국 시콜스키사가 제작한 S-92로, 현재 이명박 대통령이 사용하고 있는 대통령 전용헬기와 같은 기종이다.
19일 오후 5시 10분께 경기 가평군 설악면 청심국제병원에서 2㎞ 가량 떨어진 장락산(해발 630m) 정상 부근에 문 총재와 부인 한학자(65)씨 등이 탄 헬기가 불시착한 후 전소했다.
이 사고로 탑승객 16명 중 14명이 부상해 인근 청심국제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부상자는 문 총재 부부와 손자 2명 등 문씨 일가 4명과 승무원 3명, 수행원 등 총 14명으로, 대부분 찰과상 등 경상이지만 수행원 임모(38ㆍ여)씨는 중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헬기는 이날 오후 4시40분께 서울 잠실에서 이륙해 청심국제병원 옥상 헬기장에 착륙할 예정이었으나 태풍으로 인한 비바람이 거세지면서 착륙 지점을 벗어났다.
헬기는 장락산 정상 부근을 돌며 비행하다 발판이 나뭇가지에 걸리면서 숲 속으로 비상 착륙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사고 헬기는 불시착후 엔진 쪽에서 불이 났으며, 곧이어 폭발해 모두 타버렸다.
경찰 관계자는 “탑승객들이 재빨리 대피하지 않았다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했다”며 “헬기 비행고도가 낮았던 데다 불시착 과정에서 울창한 숲의 나뭇가지 등이 완충 역할을 해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악천후로 인한 시계 불량으로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추락 사고가 난 가평군 설악면 장락산 일대 2,600만㎡에는 통일교 본당을 비롯해 청심국제병원, 박물관, 청심국제중ㆍ고교 등 통일교 관련 시설이 밀집해 있다.
양창식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한국회장은 20일 통일교 홈페이지를 통해 “문 총재는 매일 오전 3시께 일어나 1시간 가량 스트레칭과 운동을 하고 오전 5시에 새벽 기도회를 주관한다”며 “꾸준하게 운동을 해서 체력이 좋고 운동신경이 예민하다.
이런 운동이 부상을 막는데 도움을 줬다”고 전했다. 또 “문 총재는 가평에서 새벽기도회를 주관한 뒤 헬기로 서울을 오가며 회의를 주관해왔고, 이날도 일상적 업무 수행 중 일어난 일”이라고 설명했다.
통일교는 문 총재의 7남 6녀 중 막내아들인 문형진(30) 목사가 올 4월 통일교 세계회장 및 한국총회장에 취임한 이후 세대교체 과정에 있다.
한편 통일교 측은 사고가 발생하자 ‘사유지’라는 이유로 경찰과 군의 현장 출입까지 통제하는 등 외부인의 접근을 차단해 빈축을 샀다.
송용창 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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