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올림픽에도 성화(聖火)가 있었을까?
답은 ‘아니오’다. 올림픽 기간에 제우스 신전에 성스러운 불이 타올랐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정작 올림픽 경기장에는 성화가 없었다. 올림픽 성화는 1928년 제9회 암스테르담 올림픽에 처음 등장했다. 성화봉송은 1936년 베를린올림픽에서 처음 시작했고, 아돌프 히틀러 독일 총통은 성화 봉송을 나치 정권 홍보에 이용했다.
히틀러는 성화 봉송을 통해 아리아인이 고대 그리스인의 자손이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었다. 당시 유적 발굴을 통해 고대 그리스가 서구 문명의 발상지였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 히틀러는 올림픽의 고향 그리스 올림피아에서 베를린까지 이어진 성화봉송로가 고대 그리스인의 이동경로라는 인상을 심어주고 싶었던 것.
그러나 문제가 있었다. 아리아인은 금발에 푸른 눈을 가졌지만 그리스인은 머리카락이 검은색에 가까웠다. 나치 정권은 “고대 그리스인은 금발에 푸른 눈이었지만 그동안 열등 종족과 피가 섞여 현재의 그리스인이 됐다”고 선전했다. 근거가 없는 주장이었지만 독일에 사는 아리아인이 가장 우수한 인종이라고 설명한 셈이다.
올림피아에서 채화한 성화는 1948년 런던올림픽 때까지 올림픽의 불(Olympic fire)이라고 불렀다. 성화(sacred plympic fire)라는 이름이 붙은 건 1950년부터다.
내달 8일 개막하는 제29회 베이징올림픽 성화는 지난 3월26일 올림피아를 출발해 5대륙 24개국을 거쳐 17일 중국 선양(瀋陽)에 도착했다. 중국인 최초의 올림픽 선수 류창춘의 아들 류홍투가 첫 주자로 나섰다.
중국은 역대 최장거리(약 13만7,000㎞)를 달린 성화 봉송을 <화해의 여정(和諧之旅)> 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올림피아에서 성화를 채화할 때 시위대가 난입하는가 하면 프랑스 파리에서는 성화가 세 차례나 꺼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화해의>
또 성화가 가는 길마다 티베트 유혈 사태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져 갈등의 여정<葛藤之旅> 이 됐다. 우여곡절 끝에 중국에 도착한 성화는 올림픽 개막을 이틀 앞둔 6일 베이징에 도착해 8일부터 24일까지 17일간 주경기장을 밝히게 된다. 葛藤之旅>
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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