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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고용정보원과 함께하는 출발! 제2인생] 할아버지 바리스타·할머니 택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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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고용정보원과 함께하는 출발! 제2인생] 할아버지 바리스타·할머니 택배원

입력
2008.07.21 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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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낮 시간대에 지하철을 탔다. 무표정한 승객들 사이로 들려오는 카랑카랑한 목소리에 설핏 든 잠이 달아났다. “당최 일할 곳이 없어요. 충분히 일할 수 있는데 그 놈의 나이 때문에 일자리를 안 준단 말이에요.” “하기야 펄펄 날아다니는 젊은 사람들도 일자리를 못 찾는데 어쩌겠어요.” 일면식도 없었던 두 노인은 지하철 경로석에 함께 앉았다는 이유만으로 친구가 됐고, ‘일자리 한탄’을 하며 서로를 위로했다. 목적지에 다 온 노인이 웃으며 말했다. “우리 빨리 일자리 잡아서 다신 낮에 일 없어 이런 데서 만나지않게 합시다.”

고령자들은 “나이 때문에 일자리가 없다”고 말한다. “고작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게 아파트 경비원, 건물 관리인, 청소원 정도”라는 불만이다. 그러나 찬찬히 살펴보면 지긋한 나이 덕분에 오히려 더욱 빛나는 고령자를 위한 직업들도 많다. 고령자들의 지혜와 경륜을 활용하는 직업들이다.

얼마 전 인기리에 방영된 TV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 의 주인공 직업이 바리스타였다. 바리스타는 커피를 추출하는 사람을 뜻한다. 이런 생소한 직업은 왠지 젊은 사람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진다. 그러나 이런 고정관념을 깬 곳이 있다. 지난 4월 문을 연 서울 서대문종합사회복지관의 ‘실버카페테리아’에서는 어르신들이 서빙부터 바리스타까지 모두 직접 한다. 이 카페는 동네 아줌마, 아저씨, 유모차를 끈 엄마들의 정감 넘치는 사랑방이 됐다. 어르신들의 넉넉한 웃음과 경륜이 만들어낸 편안하고 아늑한 분위기 덕분이다.

정부 취업포털 ‘고령자 워크넷’(senior.work.go.kr)과 한국노인인력개발원(kordi.or.kr)에는 ‘고령자를 위한 숨은 이색직업’이 소개돼 있다. 노인시험감독관은 한국산업인력공단 등에서 실시하는 국가자격증 시험을 감독하는 일을 하며, 예절강사는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서 어린이들을 상대로 전통예절을 가르친다.

지하철 택배원은 만 65세가 넘으면 지하철 요금이 무료이기 때문에 시간이 넉넉하고 활동적인 고령자에게 적당하다. 숲 해설가는 숲해설가협회(www.foresto.org) 등에서 3개월 정도 숲에 대한 기본적인 교육을 받은 뒤 휴양림 등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숲의 생태와 역사 등을 설명해 준다. 물론 이런 직업을 갖기 위해선 노인일자리박람회나 지역의 시니어클럽 등을 찾아가는 수고는 필수다.

노경란 고용정보원 부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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