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지역에서 중고생들을 상대로 9년 동안 논술ㆍ책읽기를 가르쳤던 게 이 책을 쓰는 데 결정적 계기였죠. 깔끔한 답안을 작성하는 요령을 가르치는 게 아니라, 사고력을 키워주자는 원칙을 고집했었죠.” 그 경험을 근거로 <백설 공주는 공주가 아니다?!> 를 펴낸 이양호(43)씨는 “생각하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한다. 백설>
그는 강남의 학원가에 작은 바람을 일으켰다. 수강생들을 ‘논술 기계’로 만드는 여타 논술 강사들과 다른 수업 방식에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책 읽는 것을 좋아하게 됐다”며 반겼고, 제자들은 유학 가서도 이메일을 보낸다. 책은 ‘새하얀 눈 아이’가 일본 출판계의 영향에 의해 ‘백설 공주’로 와전, 결국 우리 어린이들의 뇌리에 들어앉기까지의 기막힌 내력을 기록한다.(글숲산책).
“조사 결과, 국내에서 ‘백설 공주’라는 이름으로 ‘번안’된 책은 모두 168종이었어요.” 그는 이번 책에서 독어 원문, 영어 역문과 함께 자신의 번역문까지 전재했다. 공주 콤플렉스와는 전혀 무관한 169번째 ‘백설 공주’가 탄생한 것이다. “동화로 각색되는 과정에서 아이들의 눈높이를 의식, 원문의 훼손이 심했죠.”
이번 책은 계획의 일부다. 그는 앞으로 <헨젤과 그레텔> , <신데렐라> 등 그림 형제의 친숙한 동화를 시작으로, 우리가 그 동안 고전들을 얼마나 자의적으로 훼손해 왔는지를 보여줄 계획이다. “어른들이 그 사실을 알게 되면, 아이들에게 아무렇게나 책을 권하지 못하겠죠?” 신데렐라> 헨젤과>
텍스트에 대한 존중은 1991년 고려대 사학과를 졸업, 고전 연구소인 지곡서당에서 3년 간 사서삼경을 암송하던 때 자연스레 배태됐다. 이어 학원 강사 생활로 번 돈으로 2004년부터 독일 만하임 발도르프 사범대에서 철학과 예술 등을 4년 공부했다. 이번 책을 1호로, <헨젤과 그레텔> 등 널리 알려진 외국 동화들의 제자리 찾아주기 작업을 이어나갈 생각이다. 다음 책으로는 가제 <공부를 잘 해서 도덕적 인간이 되는 길> 을 구상중이다. 공부를> 헨젤과>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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