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가 처진 아버지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고 싶었어요.”
평범한 아버지들이 일을 냈다. 광주 아버지합창단원들이 주인공이다. 이들은 15일부터 19일까지 전국 17개 팀이 참가한 가운데 제주도에서 열리는 제주국제합창제에 출전, ‘장닭’ 등을 불러 장려상을 차지했다. 부상으로 상금 500만원도 받았다.
광주아버지합창단은 1998년 3월 창단됐다. 외환위기 시절 잇단 정리해고와 사업난에 괴로워하는 이 시대 가장들에게 노래로나마 힘을 북돋워주자는 취지였다. 노래를 좋아하는 서너 명의 아버지 모임으로 시작한 합창단은 입소문을 타면서 지금은 단원이 50여명으로 늘었다.
연령대는 30대에서 60대로 대부분 평범한 직장인들이다. 단원 박동주(50)씨는 “처음에는 일상에 지친 아버지들이 모여 노래로 스트레스를 풀었는데 노래를 하면서 욕심이 생겨 합창대회까지 나가게 됐다”고 말했다.
단원들은 매주 월요일 오후 8시 광주 남구 월산동에 마련한 연습실에 모여 2시간 동안 노래연습을 하며 실력을 키우고 있다. 단원들은 노래로 이웃사랑도 나누고 있다. 3개월에 한 번씩 광주지역 병원을 찾아가 노래를 들려주는 ‘찾아가는 음악회’를 열고 있다.
또 사회복지시설도 수시로 방문해 음악회를 개최할 뿐만 아니라 자선음악회를 통해 모인 성금도 전달하고 있다.
최석부(43) 지휘자는 “비록 내세울만한 성적은 거두지 못했지만 바쁜 업무와 가사 속에서도 시간을 쪼개 연습한 단원들의 도전은 그 자체만으로도 아름답다"고 말했다.
광주=안경호 기자 k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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