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11월 대선 전 대만에 무기를 판매하지 않겠다고 결정해 미국 중국 대만의 삼각관계에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티모시 키팅 미 태평양 사령관은 16일 대만 무기판매 동결 방침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 달 초 미 언론을 통해 흘러나온 대만 무기 수출 동결설을 공식 확인해준 것이다. 지난해부터 대만은 중국의 공군력 증강에 맞서 F16 전투기 66대를 포함한 110억 달러 상당의 미제 무기 수입을 추진해왔다.
키팅 사령관의 발언이 나오자 대만 국방부 대변인은 17일“미측으로부터 공식 통보를 받지 않은 상태”라며 풀이 죽었고,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에 부합한 조치라며 환영했다.
미국의 조치는 다목적 포석에서 나온 것이라고 홍콩의 사우스 차이나 모닝포스트가 풀이했다.
우선 미국은 현 상황에서 중국에 접근할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지난달 콘돌리사 라이스 미 국무장관의 쓰촨(四川) 지진 현장 방문과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8월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참석 등 미중 사이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번 조치는 중국의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주었다.
여기엔 중국과의 관계를 밀착시켜 동북아 정세를 안정시키고 6자 회담, 이란 문제 등에서 중국의 협조를 이끌어내고자 하는 미측의 의중이 숨어있다. 이번 조치로 북 핵 6자 회담 등 중국의 협력이 필요한 국제 현안에서 미국의 입김이 강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은 이번 동결 조치의 대가로 대만을 향해 배치된 푸젠(福建)성 내 중국 미사일의 감축을 바라는 눈치이다.
반대로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에게는 상당한 타격이 될 듯하다. 3월 총통 취임이후 양안 직항로 개설, 관광확대 등 대 중국 화해노선을 걷고 있는 마 총통은 미국의 무기 판매 동결로 대중 지렛대 하나를 잃었다. 일부에서는 미국이 친중 노선을 걷는 마 총통에게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앞으로 마 총통은 국내적으로 대미 관계를 중시하는 야당인 민진당으로부터 상당한 공격을 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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