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지방의회 의장선거에 왜 돈 뿌리나 했더니…의사봉이 '도깨비 방망이'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지방의회 의장선거에 왜 돈 뿌리나 했더니…의사봉이 '도깨비 방망이'

입력
2008.07.21 01:20
0 0

서울시의회 의장선거과정에서 터진 집단 뇌물사건에 이어 다른 지방의회에서도 의장선거와 상임위원장 선출과정에서 금품과 향응제공이 있었다는 의혹이 잇따라 제기돼 전국적으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수백만원씩의 금품 살포와 함께 룸살롱 접대 등이 횡행했다는 고발과 제보에 대해 경찰이 사실확인에 본격적으로 나섬에 따라 풀뿌리 민주주의가 뿌리채 흔들리고 있다.

서울시의회에 이어 금품수수 의혹이 강하게 일고 있는 곳은 부산시의회이다. 부산경찰청은 지난달 초 해외출장을 나가기 직전 의장선거에 출마했던 유력후보가 100달러짜리 30장(300만원 상당)이 든 봉투를 의원에게 돌리려다 거절당한 사실을 확인하고 경위를 조사중이라고 18일 밝혔다.

앞서 경기도의회 민주당 소속 의원 11명은 진종설(53ㆍ한나라당) 경기도의장을 수원지검에 고발해 현재 수사가 진행중이다. 이들은 “진 의장이 후반기 도 의장 선거를 앞두고 올 1~5월 같은 당 의원들의 생일에 난화분을 돌리는 등 사전선거 운동을 벌인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한나라당 대표의원 선거에 나섰던 차희상 의원은 선거를 앞두고 동료 의원들에게 300만원어치의 순금 배지(5.6g)를 돌린 사실이 드러나 자진 사퇴했다.

전남도의장 후보자들도 의원들을 대상으로 금품로비를 벌이고, 고급유흥업소에서 접대한 것으로 알려져 경찰이 이 달 초부터 내사를 벌이고 있다. 제보에 따르면 의장후보자들이 의원들을 룸살롱으로 불러 300만~500만원씩 전달하고 향응을 제공했다는 것.

도의원 출신의 한 인사는 “의장선거가 있을 때에는 후보들이 밤마다 의원들을 룸살롱으로 불러들여 술접대를 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마치 룸살롱에 선거캠프를 차린 것 같다”고 꼬집었다.

전북도의회도 상임위원장 선출과 관련해 금품로비설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현재까지는 20만~50만원 정도의 상품권이나 지역특산물 등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제로는 광범위하게 뇌물이 뿌려졌을 거라는 주장도 있다.

의회 주변에는 “의장 선거때에 보통 1억원 정도 돌려야 하고 이번 선거에서도 5,000만원을 뿌린 후보가 떨어졌다”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이처럼 지방의회 의장선거에 온갖 로비가 횡행하는 것은 의장에게 지자체 견제기관인 지방의회의 수장으로서 유형무형의 권력과 의전상 혜택이 있기 때문이다.

전직 한 시의원은 “의장에 당선되면 인사철마다 사무관 승진 등 의장 몫이 있고, 각종 공사와 사업에도 개입할 수 있어 마음만 먹으면 임기 중 몇 배나 챙길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의장단 선거가 갈수록 타락하는 것은 지역마다 한 정당이 독식하고 있는 구조라 견제와 균형이 불가능한데다 의장단 선출방식에도 큰 허점이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현행 선거절차는 후보등록, 정견발표 등 없이 무기명 비밀투표로 이뤄지는 교황선출방식이기 때문에 인기투표처럼 진행돼 로비에 의해 좌우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한 관계자는 “의회에는 의사자율권이 보장돼 있어 별도의 법을 두는 것은 권한침해 논란을 불러일으킬 우려가 있어 자체정화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부산=박상준 기자 sjpark@hk.co.kr전주=최수학기자 shchoi@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