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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완다 미인대회 '코 빼고' 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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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완다 미인대회 '코 빼고' 심사

입력
2008.07.21 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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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아프리카에 위치한 르완다의 부타레에서 열린 대학생 미인대회. 어깨를 드러낸 드레스를 입은 날씬한 흑인 여자대학생 8명이 단상에 올라 아름답게 미소짓고 있다. 청중들은 그녀들의 아름다움에 경탄하며 박수를 보낸다. 심사위원들은 그녀들의 미모를 평가해 우승자를 가린다. 여기까지는 다른 미인대회와 다른점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이 대회에서 참가자들의 코는 심사기준에서 빠진다고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CSM)지가 19일 보도했다. 1994년 인종학살 당시 코가 르완다의 부족 후투족과 투치족을 구분하는 첫번째 기준이 됐기 때문이다.

르완다를 식민 지배했던 벨기에는 소수족인 투치족을 우대해 후투족을 지배하게 하는 정책을 썼다. 벨기에인들은 투치족이“넓은 이마, 작은 코, 그리고 작은 입술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묘사했으며 그들을 “까만 피부의 유럽사람”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유럽인과 비슷한 외모의 투치족이 우대되면서 그렇지 않은 후투족은 열등한 종족으로 취급되었다. 두 종족은 결국 갈등을 일으켜 1994년에 세달 동안 80만명의 투치족이 살해당하는 비극이 일어났다.

그래서 이번 대회 역시 르완다인 사이에 또 다른 분열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미인대회 입상자들은 키가 큰 것이 보통인데 일반적으로 투치족이 키가 크다는 선입견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르완다의 문화체육부장관인 조세프 하비네자는 “더 이상 키가 종족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대회의 개최 목적 중 하나가 미의 기준을 새로 정의함으로써 두 종족의 단합을 이루는 것임을 암시했다.

이 대회는 남녀 평등을 구현하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그래서 한 의대생의 제안으로 마련된 대회의 공식 명칭도‘미스 니얌핑가 선발대회’로 정해졌다. 미양핑가는 아름다운 외모뿐 아니라 우아함과 고운 마음씨를 두루 갖춘 여성을 뜻한다. 하비네자 장관은“미인대회는 여성들에게 자아를 발견하고 지성을 갖추도록 독려해 남녀평등을 구현하는 데 도움을 줄 것”라고 말해 미인대회의 기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차예지 기자 nextw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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