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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는 사람 많은데 실업률 고작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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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는 사람 많은데 실업률 고작 3.1%?

입력
2008.07.21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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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완전고용’국가다. 실업률로만 보면 그렇다. 일자리가 갈수록 줄어들어 취업자수 증가규모가 15만명을 밑도는 상황인데,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된 것일까. 현실과 동떨어진 ‘실업률 착시’현상이 심해지면서 개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통계청 ‘고용동향’통계를 보면 지난달 실업률은 3.1%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0.1%포인트 낮다.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최소한의 실업자수를 감안하면 3%대 실업률은 사실상 완전 고용상태로 평가된다. 통계상으론 실업자 수도 1만3,000명 줄어드는 등 지표상 고용 사정은 분명 좋아졌다.

그러나 실제 고용시장 여건은 정반대다. 새로 생긴 일자리 숫자는 1년전과 비교하면 반토막이 났다. 신규 일자리 창출 동력이 떨어지고 있는데도 실업자가 오히려 감소하는 기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이유는 통계의 함정에 있다. 현재 실업자 통계에는 4주동안 적극적으로 구직활동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취업을 하지 못한 사람들만 포함된다. 반면 일할 능력이 있음에도 일할 의사가 없거나, 혹은 취직 준비를 해도 이력서를 제출하는 등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찾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공식 실업자 통계에 잡히지 않고 ‘비경제활동인구’로 빠진다.

취업 준비 중이거나 또는 특별한 활동 없이 그냥 쉬는, 실질적 실업 상태의 비경제활동인구는 2003년 125만명에서 현재는 약 200만명으로 늘어난 반면, 공식적인 실업자 숫자는 오히려 80만명대에서 70만명대로 줄었다. 고용시장이 얼어붙자 경제활동 상태로 진입을 포기하거나 오랜 구직활동에 지쳐 아예 일자리 찾기를 포기하는 인구(구직단념자)가 늘면서, 실업률이 저평가되는 착시 현상을 불렀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실업률 통계를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도 힘을 얻고 있다. 하지만 체감 실업률 지표 개발이 쉽지는 않다.

미국의 경우 실업률 통계를 6단계로 구분, 우리의 공식 실업률과 같은 U3 이외에 구직단념자를 포함한 U4, 단시간 근로자 등 불완전 취업자까지 반영한 U6도 발표하고 있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우리의 U6 실업률(8.1%)는 공식실업률의 배가 넘는 수준이었다.

한국노동연구원 정성미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실제로는 실업상태나 다름없지만 ‘공식 실업자’ 정의에 맞지 않아 빠지는 비경제활동인구가 꾸준히 늘면서 통계와 현실의 간극이 커지고 있다”며 “그러나 미국과는 다른 고용 여건 때문에 U6도 우리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는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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