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사상 처음 주민들이 직접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될 서울시교육감 선거가 후보 등록에 이어 17일부터 본격 선거 운동에 돌입했다. 이번 선거는 6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질 정도로 대접전을 예고하고 있다.
후보들은 저마다 차별화한 정책과 공약을 내세우며 자신이 서울 교육을 책임질 적임자임을 강조하고 있다. 각 후보들의 주요 공약을 앞으로 6차례에 걸쳐 집중 점검해 본다.
■ “학력신장이 최우선”
현 교육감이기도 한 공정택(74) 후보가 내세우는 제1의 교육 모토는 ‘학력 신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 학교는 기본적으로 ‘공부 잘하는 학생’을 만드는 역할을 해야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방점은 당연히 평준화 교육보다는 수월성과 자율성에 찍혀있다. 공약의 면면들도 교육감 시절부터 줄곧 강조해 왔던 ‘수월성 교육’의 연장선에 놓여있다.
공 후보는 학생들의 학업 수준을 확 끌어 올리려면 개개인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선행돼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 현재 초ㆍ중ㆍ고에서 부분적으로 시행 중인 학업성취도 평가를 전면 확대하겠다는 방침이 이를 뒷받침하는 키워드다.
성적 위주의 시스템이 가동될 경우 교육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수준별 학습으로 충분히 해결이 가능하다”는 논리로 맞서고 있다.
공 후보는 “2004년 9,899명이었던 기초학습 부진학생 수가 수준별 이동 수업을 실시한 결과, 2006년에는 433명으로 줄었다”는 말로 ‘물증’까지 제시한다. 능력을 감안한 수준별 교육은 하위권 학생들에게도 긍정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얘기다.
▲교육격차 해소 ‘특별지구’ 지정 ▲저학력 학교 우수교사 배치 등도 교육의 균형 발전을 위해 공 후보가 내세운 지원 대책들이다.
■ “선택권이 확대되면 평준화 극복가능”
학생과 학부모 등 교육 수요자 중심의 정책은 평준화의 폐해를 보완하는 또 다른 축이다. 공 후보는‘학교 선택권’ 확대를 통해 교육 주체들의 선택 폭을 넓혀주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당장 2010년부터 일반고 학생들은 희망 학교를 골라 진학할 수 있게 된다. 또 특수목적고, 기숙형공립고, 마이스터고 등 다양한 학교 형태를 허용해 소질과 적성에 따른 맞춤식 교육을 정착시킨다는 계획이다.
학부모들의 가장 큰 관심사인 ‘사교육비 절감’ 대책은 영어와 방과후학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원어민 영어보조교사를 초ㆍ중ㆍ고 모든 학교에 배치해 영어 교육의 틀을 실용 영어 중심으로 재편할 방침이다.
구체적인 실행 방안으로 ▲영어전용교실(English Zone) 구축 ▲지역별 영어체험센터 설치 ▲저소득층 자녀 영어체험 참여 지원 확대 등을 제시한다.
방과후학교는 신설 학교에 보육시설 설치를 의무화하고 지역별로 지원센터를 운영해 보육과 복지의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교원 정책과 관련해서는 ‘교원능력개발평가제’ 도입이 눈에 띈다. 사실상 교원평가제를 실시해 교단에도 성과주의 원칙을 엄격히 적용하겠다는 의미다.
■ 정책 순항 쉽지 않을 듯
공 후보의 공약들은 그가 교육감 시절부터 일관되게 추진해온 주요 정책들의 ‘개정판’이나 다름없다. 이런 점에서 연속성과 안정성을 기할 수 있는 장점은 있다. 하지만 정책의 기조는 ‘평준화 해체’쪽에 가까워 교육 현장의 반발이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미 학교선택권 확대나 학교 다양화 정책들은 거센 찬반 논쟁에 휩싸인 상태다.
김이삭 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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