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로 맞선 9회말 1사 1ㆍ2루의 위기. 한화 김인식 감독은 김혁민을 내리고 잠수함 투수 마정길을 올렸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김 감독의 투수교체는 악수(惡手)였다. 8회말 대주자로 투입돼 첫 타석에 선 신명철의 눈에는 경기를 끝내겠다는 의지가 가득했다.
신명철은 초구 스트라이크를 그대로 보낸 뒤 2개의 볼을 골라냈다. 그리고 4구째 변화구에 기다렸다는 듯 방망이를 휘둘렀다. 높이 뜬 타구는 가운데 담장을 향했고 전진 수비에 나섰던 한화 중견수 덕 클락의 키를 넘겨버렸다. 끝내기 2루타. 2루에 안착한 신명철은 동료들의 축하 물세례를 피하기 바빴다.
삼성은 20일 대구 한화전에서 5-4의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올시즌 3번째로 5연승 휘파람을 불었다. 파죽의 5연승을 달리는 동안 역전승을 4차례나 거두는 무서운 뒷심을 발휘한 삼성은 4위 롯데를 1.5경기차로 바짝 추격했다. 반면 3위 한화는 삼성과의 주말 방문 3연전에서 싹쓸이 수모를 당하는 바람에 2위 두산과의 격차가 4경기로 벌어졌다.
최근 5경기에서 타율 1할6푼7리의 부진에 허덕였던 신명철은 이날 삼성 이적(2007년) 후 첫 끝내기 안타로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신명철의 끝내기 안타는 롯데 소속이던 지난 2006년 8월25일 부산 SK전 이후 근 1년 11개월 만이다. 경기 후 신명철은 “투수가 마정길로 바뀔 때부터 끝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커브만 노렸는데 적중했다”며 기뻐했다.
신명철에 앞서 승리의 숨은 공신은 톱타자 박한이였다. 전날 2타점 결승타를 날렸던 박한이는 1-4로 패색이 짙던 8회말 무사 1ㆍ2루에서 좌월 3점 홈런(시즌 3호)을 작렬,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한편 잠실 LG-롯데, 목동 우리-SK, 광주 KIA-두산전은 비로 취소됐다.
양준호 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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