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최고경영자(CEO)이자 억만장자인 스티브 잡스의 옷차림은 공석이나 사석이나 거의 똑같다. 신제품을 발표하는 아주 중요한 자리에서도 예외가 없다. 더 재미있는 것은 입고 나온 옷이 울트라 부자의 행태와는 한참 거리가 먼 값싸고 수수한 차림이라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15일 ‘교복 입은 갑부들’이라는 기사에서 ‘스티브 잡스의 대표적인 모습’이라는 설명과 함께 하프터틀넥 상의, 리바이스 501 바지, 회색 뉴발란스 운동화에 허리띠도 하지 않고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잡스의 사진을 실었다. 그가 착용한 옷과 신발은 값으로 따져봐야 160달러 정도에 불과하다(상의 15달러, 바지 46달러, 운동화 99.95달러). 아이맥 컴퓨터가 처음 출시됐던 1998년 때부터 입었던 옷이다.
미국의 슈퍼마켓 재벌이자 포브스 부자 랭킹 307위인 론 버클도 잡스와 스타일이 비슷하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버클은 검은색 랄프 로렌 폴로 셔츠(75달러), 어니스트 소언의 부츠컷 청바지(210달러), 컨버스 운동화(39달러)를 신고 다닌다. 그가 결혼식이나 유엔 총회에 참석한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으면 양복 입은 모습을 보기 힘들 것이라는 농담이 나올 정도다.
세계적인 여행 잡지 ‘콘데 나스트(Conde Nast)’의 소유주이자 포브스 부자 랭킹 104위인 시 뉴하우스의 땀으로 얼룩진 ‘추리닝 패션’도 마찬가지. 뉴하우스는 세계에서 보그, W, GQ를 포함한 최신 유행 잡지들을 내는 콘데나스트미디어그룹의 회장이지만 첨단 패션 잡지와는 정반대로 장소에 상관없이 추리닝 패션만을 고집한다. 그가 특히 선호하는 것은 29.99달러인 글자가 써있는 추리닝 상의와 26.99달러인 시라큐즈 대학 이름이 찍힌 바지이다.
차예지 기자 nextw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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