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캐논 니콘 시세이도 DHC 마일드세븐 아사히맥주 도요타 혼다 미즈노 후지필름….'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한 두개쯤 제품을 가지고 있을 법한 일본업체 리스트가 인터넷상에 급속도로 떠돌고 있다. 가전 사무용품 화장품 일반세제 담배 및 식품 자동차 의류 잡화 기타 등을 망라해 무려 87곳이나 된다.
그러나 홍보용이 아니다. 최근 독도문제로 반일(反日) 감정이 치솟자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는 '일제(日製) 불매운동'의 리스트다. 2005년 일제 불매운동을 펼쳤던 중국의 발표자료가 출처라는 설명도 뒤따랐다. 이뿐이 아니다. 인터넷엔 묻고 답하는 질문과 댓글 형식으로 일본 완제품뿐 아니라 일본 부품이나 소재를 쓰고 있는 제품에 대한 설명과 '사서는 안 되는 이유'까지 명시하고 있다.
불매운동이 대표적인 소비자 운동으로 자리잡은 지는 오래, 네티즌들은 '일제 불매'야 말로 일본에 대한 최고의 압박 수단이라고 보고 있다.
18일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사이트의 토론방과 게시판, 카페 및 블로그엔 일제 불매운동을 촉구하는 글도 끝없이 올라오고 있다.
한 네티즌은 "일본을 더 이상 지켜보고 있을 수 없다"며 "한국 기술의 발달과 중국 등의 영향으로 일본 상품(또는 일본 자체) 없이도 얼마든지 살 수 있으니 이참에 일본 기업의 이미지와 매출에 타격을 입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네이버의 '지식iN' 서비스엔 "우리가 흔히 접하는 일본 식품과 생필품 리스트를 알려달라"라는 질문과 그에 대한 답도 올라와있다.
온라인의 심상치 않은 분위기는 오프라인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부산경제살리기시민연대 등 20여개 시민단체는 19일부터 부산 도심 곳곳에서 일본 수입차 불매운동과 추방운동을 전개하기로 하고 시민들의 동참을 호소했다.
특히 대구 경북 광주 등 지역에서 불붙고 있는 일본 규탄대회에 일제 불매까지 탑재하는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충남 천안시와 서산시는 일본 도시와 맺고있던 예술단 상호방문 등 문화교류도 전면 중단하거나 취소하고 나섰다.
자동차 등 해당 일본 업체는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영업에 차질이 생길만한 이상징후는 보이지않는 상태라 대응책은 세우지 않고 있지만 사태가 조속히 마무리되기를 바라는 분위기다.
불매운동 촉구가 실제 '메이드 인 재팬'(Made in Japan) 거부로 이어질지는 당장엔 미지수다. 아기 기저귀부터 디지털기기에 이르기까지 일본 제품은 우리 소비 전반에 스며들어있기 때문(본보 18일자 15면 참조)이다. 중국 역시 3년 전 정부까지 나서 '일제 불매운동'(抵制日貨)을 대대적으로 벌였지만 '헛구호'에 그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고찬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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