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폭행사건을 일으킨 롯데 외야수 정수근(31)이 프로선수 자격을 무기한 박탈당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7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하일성 사무총장 주재로 2시간에 걸쳐 상벌위원회를 열고 롯데 구단이 전날 임의탈퇴를 신청한 정수근에 대해 한 단계 수위가 높은 ‘무기한 실격’ 중징계를 내렸다.
KBO가 선수를 실격 처분한 것은 93년 당시 OB 지명을 받은 강혁 이후 2번째다. 강혁은 신일고 시절 프로(OB)와 아마추어(한양대)에 이중등록을 했다는 이유로 영구 실격조치를 당했고, 99년 징계가 풀려 프로 유니폼을 입을 수 있었다.
KBO 상벌위원회는 ‘감독, 코치, 선수, 심판위원 또는 구단의 임직원이 경기 외적인 행위와 관련하여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는 등 프로야구의 품위를 손상시켰다고 판단될 경우, 총재는 영구 또는 기한부 실격 처분 등 기타 적절한 제재를 가할 수 있다’는 규약 제146조[마약 및 품위손상행위] 2항에 따라 정수근에게 무기한 실격징계를 내렸다.
이에 따라 정수근은 KBO가 징계를 풀기 전까지는 프로야구 선수로 뛸 수 없고 연봉도 받을 수 없다. 이상일 KBO 총괄본부장은 “상벌위에서 정수근의 징계를 놓고 다각적으로 검토를 했다”며 “프로야구에서 처음 발생한 일이라는 점에서 강력한 제재를 내려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또 “선수 본인이 야구활동을 계속 하길 원하지 않는 경우 적용되는 임의탈퇴는 징계 수단으로는 적합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며 “또 임의탈퇴 기한은 1년이지만 무기한 실격은 말 그대로 KBO가 징계를 풀 때까지 유효하다”고 말해 실격조치가 최소한 1년 이상 지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정수근은 지난 16일 새벽 만취 상태에서 경비원과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로 부산 남부경찰서에 입건됐다. 법원은 17일 정수근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지만 KBO의 중징계는 피할 수 없게 됐다.
그렇다면 향후 정수근의 복귀는 어떻게 이뤄질까. 규약 제57조는 ‘임의탈퇴선수 및 유기 또는 무기한의 실격선수가 복귀할 경우 그 선수가 복귀신청을 총재에게 제출하고, 총재는 그 선수의 복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승택 기자 l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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