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의성군은 노인이 살기 좋은 지역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여느 농촌처럼 의성에서는 60% 이상이 농업에 종사한다. 한때 22만명에 이르던 인구는 6월말 현재 6만570명으로 줄었다. 2000년 이후 해마다 2,000여명이 줄고 있다. 인구 감소와 함께 노인 인구는 급증하고 있다. 2005년 인구센서스 기준으로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율은 32.8%로 전국 2위다. 셋 중 하나는 노인인 셈이다. 김복규 군수는 노인을 테마로 하는 다양한 발전모델을 추진하고 있다.
-의성이 유독 고령자가 많은 이유는.
“2005년까지 35년간 전국의 고령화율이 3.4%에서 9.3%로 3배에 이를 정도로 높아졌습니다. 반면 의성은 4.5%에서 32.8%로 8배나 되지요. 산업인프라가 부족하고 대도시에서도 떨어져 있다 보니 도시 근교의 원예농업보다는 쌀 보리와 마늘 등 전통적인 농업에 치중했고 그러다 보니 젊은 사람들은 나가기만 하고 들어오지 않습니다.”
-발전의 모멘텀을 찾기가 쉽지 않았을 듯 한데.
“산업시설은 물론, 농산물도 쌀과 마늘을 빼면 내세울 만한 게 없습니다. 하지만 어차피 우리나라는 고령화사회로 진입하고 있고, 어르신들 그 자체가 하나의 자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노인들을 위한 다양한 시설과 시스템을 구축해 전국의 노인들이 가장 살고 싶어하는 노인천국을 만들 작정입니다.”
-지난해 유치한 고령화친화모델 시범사업인 ‘새봄맞이 의성플랜’은 무엇이고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올해부터 2012년까지 국비 1,345억원 등 3,396억원을 들여 통합적인 보건ㆍ복지시스템 구축과 주거 및 요양 인프라를 구축하는 복지농촌 실현 프로젝트입니다. 통합 보건ㆍ복지 시스템은 의성읍에 종합복지관과 전문질환센터, 보건소, 요양시설 등을 갖춘 복지센터를 건립하고, 군내 3개 면에 지역센터를 분산 배치해 어르신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것입니다. 이와 함께 의성읍 상리리에 고령친화형 국민임대주택을 건설하는 등 주거ㆍ요양 인프라를 구축할 예정입니다.”
-현재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습니까.
“ ‘1마을 1경로당’사업을 마쳤고, 지역마다 노인들의 체력단련을 위한 게이트볼장 건설 등 노인들의 건강과 여가선용을 위한 다양한 시책을 추진중입니다. 지역특산물 생산, 관광산업 등에 노인들의 일자리를 만들고 자원봉사 시스템을 정비해 노인들의 사회참여를 활성화할 계획입니다.”
-고령자 위주사업만 하다보면 젊은이들은 더욱 의성을 떠나지 않을까요.
“의성은 지금까지 정부가 추진하는 각종 개발계획 대상에서 빠져 있다 보니 청정환경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이젠 이러한 환경이 미래의 자원입니다. 골프장, 생태관광목장, 토속어종산업화센터, 농촌체험마을 조성 등 지역 실정에 맞는 개발전략으로 웰빙시대에 걸맞은 전원도시를 만들 것입니다. 고령친화모델 사업 그 자체가 젊은이와 중ㆍ장년층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줄 것입니다.”
■ 의성빌리지, 완벽한 의료체계 갖춘 은퇴촌 추진
의성군은 의성읍 철파리 33만㎡ 부지에 모두 500가구의 은퇴노인복지촌을 조성할 예정이다. 의성빌리지는 주로 대도시에 사는 출향인사들을 주 대상으로 전원주택과 체계적인 의료지원체계를 갖춘 맞춤형 실버타운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고령친화모델시범사업 일환인 이 사업은 1단계로 2010년 입주를 목표로 내년에 30가구 규모의 2만4,823㎡ 부지에 대한 기반공사를 마칠 계획이다. 한 가구당 평균 450㎡의 규모의 땅을 분양할 예정이다. 2012년까지 모두 1,000억원을 들여 33만㎡ 모두 개발할 방침이다.
은퇴촌 입주 주 대상은 출향인사들이지만 정년퇴직 후 전원주택과 텃밭 등 자연과 더불어 여생을 보내려는 일반 도시민들도 적극 유치할 방침이다.
실버타운 조성 예정지는 편리한 교통과 쾌적한 주변환경, 고령자들이 가장 염려하는 의료지원체계가 완벽할 정도여서 은퇴촌으로는 안성맞춤이다.
고속도로를 이용하면 대구에서 승용차로 40분밖에 안 걸린다. 군청에서 차량으로 5분, 버스정류장서 4분이면 충분하다. 은퇴촌 조성예정지 뒤편을 지키고 선 야산은 산책로와 운동기구 등을 갖춘 산책공원으로 조성된다. 특히 바로 옆에는 보건소와 요양시설 등을 갖춘 의성건강복지센터가 자리잡는다. 김복규 군수는 "은퇴자들이 농촌생활을 하려 해도 병원이 가장 큰 걱정인데 의성빌리지는 건강복지센터와 연계 조성돼 전국 최고의 실버토피아로 각광 받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의성=권정식 기자 kwonj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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