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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도 장악한 푸틴 "역시 실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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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도 장악한 푸틴 "역시 실세"

입력
2008.07.17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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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외교권을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에게 넘긴다고 모스크바 타임스가 16일 보도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15일 열린 고위 외교관 회의 석상에서 새 외교 정책을 발표하며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던 외교 정책 업무를 총리가 처리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고 밝혀 푸틴 총리에게 전례 없는 권한을 부여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푸틴 총리의 정치적 후계자로 지난 5월 취임한 후, 그가 푸틴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을 지 여부는 서방 세계의 큰 관심사 중 하나였다. 결국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대통령 권력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외교권을 푸틴에게 넘기기로 하면서, 러시아가 내정은 메드베데프가 외교는 푸틴이 맡는 권력 이원화의 길에 들어서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총리가 외교권을 넘겨 받는다면 러시아가 푸틴식 강경 외교 노선을 견지할 것은 자명한 이치다. 이날 회의에서도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타국의 안전을 고려하지 않는 일방적인 미사일방어(MD) 계획에 반대하며 쓸데 없는 군비경쟁에도 휩쓸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최근 미국과 체코 간의 미사일방어 기지 배치 합의 등 미국이 촉발한 '스타워즈'를 의식한 강경 발언이다.

푸틴 총리는 지난 5월 프랑스 방문 시 국빈급 예우를 받은 데다, 지난 달에는 9년 간 주미 러시아 대사를 지낸 유리 유샤코프를 총리실 부실장에 앉히면서 외교 분야에서 총리의 역할을 강화하는 것 아니냐는 예측이 나오기도 했다. 푸틴 총리는 8월 베이징 올림픽 기간에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도 만날 예정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6일 "국제 무대에서 강대국으로서 러시아의 입지를 확고히 하겠다는 푸틴의 외교정책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 같은 강경 외교는 서방 국가와의 타협을 더 어렵게 할 것"이라고 평했다.

최지향 기자 j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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