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약 없는 금강산 관광 중단으로 민간 사업자가 먼저 죽습니다.”
강원 고성군 금강산 온정각에서 기념품점과 맥주공장을 운영하는 조국래(55) ㈜금강산 대표는 “관광이 중단된 이후 매일 밤잠을 설친다”고 하소연했다.
금강산 관광이 시작된 1998년 기념품점을 연 조 사장은 지난해 8월 전 재산을 털어 금강산에 맥주공장과 가게를 열었다. 지금까지는 적자를 봤지만 올해 여름 성수기를 잔뜩 기대했던 조 사장에게 뜻하지 않은 관광 중단은 사형선고나 마찬가지였다. 조 사장은 “인건비 금융비 시설관리비를 합쳐 한달 고정비만 1억원이 나가는 데 이대로 가다간 파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금강산 관광이 전면 중단 되면서 이곳에 입주해 영업을 하고 있는 민간 사업체들이 위기를 맞고 있다. 현재 금강산에는 현대아산 외에도 식당, 기념품점, 호텔, 골프장 등을 운영하는 민간 업체 72곳이 있다. 체류 인원은 국내외 직원들을 포함해 455명에 이른다.
이들 민간 사업자들은 골프장과 호텔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영세 자영업자여서 금강산 관광 중단이 장기화할 경우 도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기업인 현대아산의 경우 다른 계열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어 위기 극복이 가능하지만 이들은 대부분 전재산을 투자한 사람들이다.
더구나 시설 등 고정비용 투자는 대부분 이들 자영업자들이 투자하고, 현대아산은 수입의 일정비율의 수수료를 받아가는 형식이라 타격은 전적으로 민간 업자들에게 돌아간다.
현지 고용한 직원들의 고용 여부도 고민거리다. 직원 중 상당수가 중국 조선족이 많아 이들을 당장 해고할 경우 추가 확보가 힘들기 때문이다.
자영업자들의 모임인 금강산발전협의회의 김래현 금강산비치호텔 이사는 “무엇보다 금강산 관광이 조속히 재개 되야 한다”며 “관광 중단이 장기화할 경우 정부와 현대아산 차원의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영웅 기자 hero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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