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야당 지도자인 안와르 이브라힘(60ㆍ사진) 전 부총리에게 남색(男色) 혐의로 체포 영장이 발부돼 말레이시아 정국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15일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안와르 전 부총리의 자문 변호사인 산카라 나이르는 기자회견을 갖고 "경찰이 16일 오후 2시(한국 오후 3시)까지 안와르 전 부총리가 경찰에 출두할 것을 통보해왔다"고 밝혔다. 경찰은 안와르 전 총리를 남색 혐의로 수사해왔다.
안와르 전 부총리는 즉시 성명을 통해 "경찰이 밝힌 고소장은 완전 조작된 것"이라며 경찰의 출두 명령에 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슬람 국가인 말레이시아는 남색을 법으로 금하고 있으며 당사자간 합의에 의한 것이라도 최고 20년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안와르 전 부총리는 3월 총선에서 인민정의당, 민주행동당, 말레이시아 이슬람당 등 3개 야당 연합의 총 의석수를 20석에서 82석으로 늘리면서 거물급 야당 지도자로 떠올랐다. 그는 유가 인상으로 인한 대규모 반정부 시위 등의 책임을 물어 압둘라 아흐마드바다위 총리의 퇴진을 요구해왔다.
마하티르 모하마드(82) 총리 집권 시절 부총리를 역임했던 그는 한때 마하티르 총리의 후계자로 지목됐으나 권력투쟁에서 패한 뒤 부총리직은 물론 집권 정당연합인 국민전선(BN)의 중심당인 통합말레이기구(UMNO)에서도 축출됐었다.
그는 1998년 남색과 부패 혐의로 6년 징역형을 선고받았으며 이후 남색에 대한 유죄 판결은 뒤집혔으나 부패 판결은 유효해 4월 14일까지 정치활동이 금지됐었다. 안와르 전 총리에 대한 남색 혐의 수사는 올초 그의 전 보좌관(23)이 고소장을 제출하면서 시작됐다. 안와르 전 총리는 지난달 남색 혐의에 대한 비난으로 생명의 위협을 느낀다며 터키 대사관에 몸을 피하기도 했다.
이민주 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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