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명 높은 부부 은행강도로서 경찰의 총격에 최후를 맞은 보니와 클라이드. 금주법 시대에 시카고를 무대로 미국 서부까지 주름잡던 갱 알 카포네. 대서양을 최초로 횡단했던 찰스 린드버그의 아들이 납치 살해된 린드버그 살인사건. 26일로 창설 100주년을 맞는 미 연방수사국(FBI)이 선정한 ‘세기의 범죄’들이다.
14일 CNN에 따르면 FBI는 보니와 클라이드 부부와 알 카포네가 ‘판치던’ 시대에는 은행 강도와 기타 무법자들을 잡는 것으로 명성을 얻었다. 하지만 2001년 9ㆍ11 테러가 터진 후 FBI의 최고의 임무는 대(對)테러로 바뀌었다.
1920년대와 30년대에 FBI의 최고의 적이 소형 기관총을 휴대하고 은행을 터는 강도였다면 오늘날의 FBI 경계 1호는 문구용 커터칼을 들고 더러운 폭탄 재료를 섞으면서 대량 살상을 계획하는 테러리스트이다. FBI 홈페이지의 ‘우리의 임무’를 보면 최우선 순위가 ‘미국을 테러리스트의 공격에서 보호하는 것’이라고 적혀있다.
로버트 뮬러 현 FBI 국장은 14일 CBS와의 인터뷰에서 “9ㆍ11테러가 CIA를 비롯한 다른 정보기관과 소통이 부족해서 일어난 것임을 인정하며 그 부분을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FBI는 1908년 미 법무부 검찰국이 전신으로 1935년에 명칭을 FBI로 바꿨다. 대테러와 첩보 활동을 하며 공공기관의 부패, 사이버 범죄, 해외 조직 범죄 등을 수사한다. 현재 1만2,700여명의 요원을 포함한 3만800여 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 수도인 워싱턴에 본부가 있고 56개 지역 본부와 400여개 지부가 있으며 해외에도 미국 대사관 아래에 60개 사무소가 있다. 흔히 경찰보다 상위의 수사권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주나 지역 경찰과는 협력적인 관계이다.
FBI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은 존 에드거 후버 국장이다. 1924년부터 1972년 사망할 때까지 무려 48년이라는 긴 기간동안 FBI 국장 자리를 지킨 후버 국장은 정보수집을 하면서 알게 된 대통령과 정치인들의 약점을 잡아 협박한 것으로 악명이 높다. 그 비밀을 볼모로 8명의 대통령이 바뀔 때까지 자리를 보전한 후버 국장은 ‘밤의 대통령’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차예지 기자 nextw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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