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부산 롯데전 선발등판을 앞두고 KIA 에이스 윤석민(22)은 종적을 감췄다. 전날 발표된 베이징올림픽 최종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한 충격이 그만큼 컸던 탓일까. 덕아웃 뒤 라커룸에서도 경기 직전까지 윤석민의 모습을 봤다는 이는 없었다.
반면 당당히 10명의 투수진에 포함된 롯데 선발 송승준(28)은 기분이 좋았다. 더구나 김경문 대표팀 감독이 밝힌 4명의 선발진 중 유일한 우완선발로 꼽혔으니 사기가 오를 대로 오른 상황이었다.
대표팀 탈락의 아쉬움에 밤잠을 못 이루고 뒤척인 윤석민과 흐뭇한 마음으로 올림픽을 기약하며 잠자리에 든 송승준. 둘은 공교롭게도 바로 다음날인 15일 선발 맞대결을 펼쳤다.
윤석민은 자신의 이름을 엔트리에서 지워버린 데 대한 무력시위라도 벌이듯 5회까지 퍼펙트 행진을 이어갔다. 6회 첫 타자 정보명에게 몸에 맞는 볼을 허용한 뒤 연속 안타를 맞으며 무사만루 위기를 맞았지만 정수근을 병살타로 돌려세우며 단 1실점으로 이닝을 마쳤다. 반면 송승준은 3회까지 6개의 안타를 얻어맞으며 3점을 내줬다. 송승준은 결국 7이닝 동안 올시즌 가장 많은 9개의 안타를 허용하고 패전의 멍에를 썼다.
KIA는 윤석민의 7이닝 5피안타 1실점 호투를 앞세워 롯데를 3-2로 꺾었다. KIA는 이날 히어로즈에 패한 삼성을 따돌리고 4월9일 이후 97일 만에 5위로 올라서는 동시에 4연패에 빠진 4위 롯데를 3.5경기 차로 바짝 추격했다. 윤석민은 10승째(다승 2위)를 따내며 데뷔 4년 만에 처음으로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했다. 64일 만에 1군에 복귀한 KIA 거포 최희섭은 4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전해 1회 결승타 포함, 4타수 1안타 1타점(2삼진)을 기록했다.
윤석민은 경기 후 "기대를 많이 했는데 엔트리에서 탈락해 마음과 몸이 모두 쳐졌었다"며 "그러나 선배들이 많이 도와줘 다시 힘을 내 잘 던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1ㆍ2위가 맞붙은 잠실에서는 대접전을 펼친 끝에 두산이 8회말 김현수의 결승타에 힘입어 SK에 짜릿한 8-7 승리를 거뒀다. 올시즌 최다타이인 8연승의 신바람을 낸 두산은 한 때 10경기까지 벌어졌던 선두 SK와의 간격을 4.5게임으로 좁혔다. 7회 구원등판한 이재우는 2와3분의1이닝 무실점의 역투로 시즌 10승을 따내며 2001년 데뷔 후 첫 두 자릿수 승수를 거뒀다.
삼성은 대구 히어로즈전에서 3-9 완패를 당하며 올시즌 처음으로 6위로 추락했다. 대전에서는 한화가 LG를 5-3으로 꺾었다. 한화 마무리 토마스는 9회 등판, 1이닝 무실점으로 23세이브를 따내며 2위 삼성 오승환과의 격차를 3개로 벌렸다.
대전=성환희 기자 부산=허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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