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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美 신용위기/ 되살아난 서브프라임 유령…다음 희생자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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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美 신용위기/ 되살아난 서브프라임 유령…다음 희생자는 누구?

입력
2008.07.16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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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어도 또 자라난다. 끝이다 싶으면 더 큰 몸집으로 되살아 난다. 이런 괴물이 없다. 미국시장을 뒤흔드는 '서브프라임모기지'의 유령 얘기다. 서브프라임의 충격으로 유동성 위기에 처한 양대 국책 모기지업체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에 대해 미국 정부가 긴급 구제에 나섰지만 시장의 불안감은 더욱 확대 재생산되는 분위기다.

지난 일요일 밤(현지시간)미국정부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내놓은 구제안은 기대 이상으로 전폭적이었다. 우선 FRB는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에 대해 직접 중앙은행 대출(재할인)을 받을 수 있도록 했고, 두 업체에 대한 크레딧 라인(신용공여 한도)도 임시로 더 확대할 수 있도록 의회에 요청키로했다. 필요할 경우 재무부는 두 업체의주식을 사들일 것이라고 밝혔다. 거의 국유화 수준에 버금가는 지원을 약속했던 것이다.

그러나 시장 반응은 냉담했다. 헤지펀드의 대부인 조지 소로스는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패니메이와 프레디맥 사태가 금융위기의 종착역은 아닐

것이다. 정부 구제안이 실행되면 신용위기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고 지적했다. 상품투자 전문가 짐 로저스도 미국 정부의 구제책이‘재앙’

수준이라고 비난했다. 로저스는“시장원리에 따라 처분하는 게 맞다”며

“만약 의회가 미국 재무부가 제안한 구제책을 승인한다면 이는 국민에게

빚을 떠넘기는 것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증시도 이 같은 불신을 그대로 반영했다. 14일(현지시간) 다우존

스 산업평균지수는 전주말에 비해0.41% 하락한 11,055.19, 나스닥종 합 지 수 는 1.17% 떨어진 2,212.87,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0.90% 내린1,228.30을 각각 기록했다. FRB와재무부가 굳이 휴일 밤 긴급지원책을발표했던 것은 다음 날 아침 열릴 주식시장에‘안도의 선물’을 주기 위함이었지만, 시장은 이 선물에 더 불안감을 느낀 듯 했다.

아닌 게 아니라 지금까지 신용위기는 강력한 정부대책도 아랑곳 없이, 변

형^확대되는 놀라운 생명력을 과시하고 있다. 정부가 나서서 한곳의 불길

을 잡으면 어느새 다른 쪽으로 옮겨붙는 식이다. 처음에는 서브프라임모

기지 업체 위기에서 시작했으나 이후 헤지펀드, 대형 투자은행(IB), 모노라

인(채권보증회사) 등으로 위기는 이어졌다. 그리고 이번엔 미국주택시장과

금융시장의 연결고리이자, 국책기관인패니메이와 프레디맥까지 벼랑 끝으

로 몰고 간 것이다.

시장은 이제 서브프라임모기지의 다음 희생자가 누가될지, 공포스런 눈으

로 바라보고 있다. 현재 월가에선‘괴담’에 가까운 살생부가 난무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선 거론되는 업체는 지난주 영업정지를 당한 인디맥 뱅코프와 같은 소형은행들. 시애틀에 본사를 두고 있는 워싱턴뮤추얼, 클리블랜드를 기반으로

한 내셔널시티 등이 악소문에 시달리며 주가 급락을 경험하고 있다. 심지

어 미국 4위의 대형은행인 와코비아도 UBS가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

으로 하향 조정한 영향 등으로 15%하락, 17년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근본적 해결책은 서브프라임 사태의 진원지인 주택시장 회복이다. 주택시

장이 살아야 금융기관들도 부실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

나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S&P 케이스-쉴러주택가격 지수에 따르면 미국20대 도시의 4월 집값은1년 전에 비해 평균15.3% 떨어졌다. 2001년 이후 가장 큰 폭 하락이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주택가격의 지속적 하락과 대출 불이행 사태의 전국에 퍼져 있는 7,500개 금융기관 가운데 150개에 이르는 중소 규모 기관들이 향후 1년반 사이에 도산할 거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조지 W부시 대통령은 15일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미국의 가정이 어려운 시기를 맞고 있다”며“의회가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에 대한 긴급 지원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문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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