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10년만에 지킨 그때 그 약속/ 고교 배팅볼 코치에 "저 성공하면 던져주세요"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10년만에 지킨 그때 그 약속/ 고교 배팅볼 코치에 "저 성공하면 던져주세요"

입력
2008.07.16 06:20
0 0

15일(한국시간)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올스타전 홈런더비. 올시즌 ‘인간 승리의 드라마’를 쓰고 있는 텍사스 레인저스의 조시 해밀턴(27)의 차례가 되자 백발이 성성한 한 노인이 마운드에 올랐다.

주인공은 해밀턴의 옛 스승인 클레이 카운슬. 그는 71세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정확하게 공을 던졌고, 해밀턴은 그때마다 호쾌하게 타구를 양키스타디움 오른쪽 담장 너머로 날려보냈다. 카운슬은 노스 캐롤라이나의 한 고교 팀에서 해밀턴에게 배팅볼을 던져주는 투수 겸 코치로 인연을 맺었다.

해밀턴은 당시 카운슬에게 “나중에 야구 선수로 성공해 올스타전 홈런더비에 나가면 그때 공을 던져달라”고 부탁했고 10년 만에 그 약속을 지키게 된 것이다.

그러나 해밀턴이 스승을 초청하기까지는 험난한 역경이 뒤따랐다. 해밀턴은 1999년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지명될 만큼 최고 유망주로 꼽혔다. 그러나 마약과 술의 나락에 빠져 2003년 사무국으로부터 영구제명 될뻔했지만 이후 불굴의 의지로 중독 증세를 극복, 2007년 탬파베이로부터 지명을 받았다.

시카고 커브스와 신시내티를 거쳐 텍사스로 이적한 해밀턴은 올 전반기에 타율 3할1푼 21홈런에 빅리그 최다타점(95개)을 올리며 ‘신데렐라’로 거듭났다. 그는 홈런더비 1라운드에서도 옛 스승과 호흡을 맞춰 무려 28개의 대포를 쏘아 올렸다. 이는 역대 홈런더비 단일 라운드 최다 기록으로 지난 2005년 보비 어브레유(뉴욕 양키스)가 1라운드에서 세운 24개를 3년 만에 경신했다.

해밀턴은 3라운드 최종 결승에서 비록 저스틴 모노(미네소타)에게 3-5로 패했지만 양키스타디움을 가득 채운 5만3,700여명의 팬들은 그의 이름을 연호하며 진정한 영웅으로 추앙했다. 총 35개의 홈런을 쏘아 올리며 경이적인 평균 비거리 137m를 기록한 해밀턴은 역대 사상 3번째인 158m짜리 초대형 홈런을 때려내기도 했다.

1956년 월드시리즈 이후 평생 2번째로 양키스타디움을 찾은 카운슬은 “해밀턴의 초청을 받고 심장마비를 일으킬 뻔했다. 그가 너무 자랑스럽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해밀턴도 “어릴 적 양키스타디움을 생각하며 베이브 루스, 미키 맨틀, 조 디마지오 등을 떠올렸는데 오늘 밤 이 자리에 서게 됐다”며 “꿈이 현실로 나타났다”고 감격에 찬 소감을 밝혔다.

이승택 기자 lst@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