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육상경기연맹은 이번 베이징올림픽 육상(마라톤, 경보 제외)에서 ‘대형사고’를 칠 선수로 김덕현(23ㆍ광주시청)을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한국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17m의 벽을 깬 김덕현은 메달까지는 아니더라도 세계 톱 10은 가능한 선수다. 아직까지 올림픽 세단뛰기에서 톱 10은 없었다.
김덕현은 전남 고흥군 벌교 삼광중 2학년 때 육상에 입문했다. 고흥지역 학교 대항전에 참가했던 게 인연이 됐다. 광주체고로 진학한 김덕현은 2학년 때까지는 멀리뛰기선수를 하다가 3학년 때부터 김혁 감독의 권유로 세단뛰기로 바꿨다.
세단뛰기는 40m가량 도움닫기를 한 뒤 ‘홉(Hopㆍ발 구름)-스텝(Stepㆍ도약 준비)-점프(Jumpㆍ도약) 동작으로 뛰는 종목이다. 스피드, 도약력, 순발력 등을 두루 갖춰야만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종목이 세단뛰기다.
2년 전 전국체전에서 한국기록(17m07)을 세운 김덕현이지만 얼마 전까지 약간의 슬럼프를 겪었다. 2006년 12월 도하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에 그친 김덕현은 올해도 5월과 6월 국내대회에서 각각 16m73, 16m30에 머물렀다.
김덕현은 지난해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결승에 올라 9위(16m71)를 차지했다. 트랙, 필드, 도로를 통틀어 한국선수가 세계 톱 10에 든 것은 높이뛰기 이진택 이후 8년 만의 쾌거였다. 그만큼 김덕현은 저력이 있다.
대한육상경기연맹에서도 최근 김덕현의 기록이 저조한 것을 오히려 좋은 조짐으로 보고 있다. 두세 달 전에 기록이 너무 좋으면 정작 본선에서는 리듬이 다운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상택 대한육상경기연맹 이사는 “18m대는 세계 정상급 선수들, 17m대는 톱 10 가능 선수들로 보면 된다. 김덕현이 17m만 뛴다면 지난해 세계대회에 이어 사상 첫 올림픽 세단뛰기 톱 10을 이룰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핀란드에서 전지훈련 중인 김덕현은 파워를 보강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김덕현은 “기록대로만 뛸 수 있다면 톱 10은 자신 있다”며 손가락으로 ‘V자’를 그리고 있다.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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