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를 방문중인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15일 싱가포르의 국부(國父)로 추앙 받는 리콴유(李光耀) 전 총리와 리 전 총리의 아들인 리셴룽(李顯龍) 현 총리, 고촉통(吳作棟) 전 총리를 잇따라 만났다.
싱가포르 방문은 친박 인사 복당 문제가 해결되고 난 뒤 박 전 대표가 보여준 첫 정치적 행보다. 박 전 대표측은 최근 복당 문제로 짊어진 계파 수장 이미지를 털고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이미지 재구축을 위한 방법을 모색해왔다. 그 첫 수순이'정상급 외교'였고, 그 첫 대상이'법치와 원칙'으로 강소국(强小國)을 이룬 싱가포르였다.
이날 오후 이스타나 대통령궁 외빈 접견실에서 진행된 리 전 총리와의 면담은 당초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겨 1시간여 진행됐다. 박 전 대표는 이 자리서 "싱가포르가 다민족 국가로 많은 문제가 있는데도 리 전 총리의 리더십으로 일류국가를 만들 수 있었다"며 "한 나라 지도자의 철학과 지도력이 나라의 운명을 바꾸며 국가 통합을 위해선 국민이 신뢰와 믿음을 갖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리 전 총리는 "국제화 환경에선 세계와의 협력과 연결이 중요하다"며 "세계인들이 집처럼 편하게 느낄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리 전 총리는 1979년 10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시해 직전에 마지막으로 만난 외국 정상이었다. 그 자리에 퍼스트레이디이자 통역으로 함께한 이가 박 전 대표였다. 리 전 총리는 자신의 회고록에서 "만찬에서 박 전 대통령은 거의 말이 없었다. 영어를 잘하는 20대 영애가 대화를 이끌었다"고 소개했다.
이날 오전 박 전 대표는 리 전 총리의 아들인 리셴룽 총리와도 만났다. 두 사람은 여러모로 닮은꼴이다. 우선 박 전 대표와 리 총리는 각각 한국과 싱가포르 근대화의 기틀을 닦은 것으로 평가받는 지도자를 아버지로 둔 2세 정치인 출신이다. 또 두 사람은 1952년생 동갑이고, 모두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점도 공교롭다. 박 전 대표와 리 총리 모두 2004년 각각 한나라당 대표와 싱가포르 총리에 올랐다.
싱가포르=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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