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보를 그리다 나오는 길이라 손이 지저분해요.” 22일부터 서울 호암아트홀 무대에 오를 뮤지컬 <내 마음의 풍금> 의 작곡 겸 음악감독을 맡은 김문정(37)씨는 연습실에서 다양한 시도를 해봐야 한다고 했다. 막이 오르고 나면 수정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게 오랜 음악감독 생활에서 얻은 소신이기 때문이다. 내>
뮤지컬 스타 오만석 조정석이 주인공으로 더블 캐스팅돼 기대를 모으는 창작 뮤지컬 <내 마음의 풍금> 은 조광화 연출, 서병구 안무 등 화려한 경력의 제작진이 돋보인다. 내>
특히 그룹 피노키오 출신의 최주영씨와 공동으로 작곡을 맡은 김문정씨는 <맨 오브 라만차> <뷰티풀 게임> <맘마미아> <에비타> <명성황후> 등 대형 뮤지컬의 음악감독을 도맡아 온 정상급 스태프. 2001년 어린이 뮤지컬 <둘리> 의 삽입곡을 일부 맡기는 했지만 그가 창작 뮤지컬의 작곡가로 본격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둘리> 명성황후> 에비타> 맘마미아> 뷰티풀> 맨>
“운이 좋게도 대형 라이선스 공연에 참여할 기회가 많았지요. 좋은 작품의 음악감독으로 깊숙이 관여했으니 그간 얻은 노하우를 우리 작품을 만드는 데 잘 써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그는 뮤지컬 음악감독의 역할을 “음악이 음악만으로 존재하지 않게 만드는 사람”이라고 표현한다. 배우들의 가창 능력을 평가하고 오케스트라의 악기 구성 등 음악과 관련된 모든 것을 조율해 작곡가의 의도를 무대화하는 사람이 음악감독이라는 얘기다.
그는 이미 만들어진 곡을 분석하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게 된 지금, 작곡가의 노고를 제대로 이해하게 됐다고 한다. “창작 뮤지컬 작업을 할 때면 곡이 늦게 나와 애를 태우곤 했는데 다들 그러고 싶어 그랬겠나 싶어요. 저도 이렇게 악보 그리다 새까만 손으로 인터뷰 장소에 나왔지만 본래는 연습 들어가기 전에 편곡까지 다 끝낼 생각이었는걸요.”
서울예대 작곡과를 졸업한 김씨는 키보드 연주자로 대중 가수들의 무대에 서다 형식의 한계가 없는 뮤지컬 음악에서 자유를 느껴 진로를 수정했다.
‘더 엠씨’라는 뮤지컬 전문 오케스트라까지 이끌고 있는 국내 대표 음악감독이 된 그가 작곡가라는 새로운 도전에 부담을 느끼지는 않을까. “아직 누구에게도 ‘우리 음악 어때?’ 하고 물어본 적이 없어요. 주변의 기대 뿐 아니라 스스로 지는 중압감도 상당하더군요.”
그런 그가 만든 <내 마음의 풍금> 의 음악은 어떤 빛깔일지 궁금했다. “다른 건 몰라도 대사와 가사의 연결을 자연스럽게 하는 데는 애를 많이 썼어요. 1960년대가 배경인 만큼 정겨운 멜로디의 세련된 음악인 것은 기본이고요.” 내>
<내 마음의 풍금> 뿐 아니라 곧 재공연을 갖게 될 <맨 오브 라만차> 와 <이블 데드> , 지방 공연이 예정된 <맘마미아> 역시 그가 음악감독을 맡은 작품들이다. 맘마미아> 이블> 맨> 내>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그는 내년에 공연될 뮤지컬 <기발한 자살여행> 에는 작사가로도 참여한다. “본의 아니게 재공연이 많아져 겹치기 출연의 느낌을 줄까 걱정이지만 ‘바빠도 할 일은 다 하잖아’ 하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지요.” 기발한>
그는 “1년에 150편의 뮤지컬이 무대에 오르지만 왕성하게 활동하는 음악감독은 채 10명이 못 된다”며 “관객이 연출가 뿐 아니라 음악가와 안무가 등 모든 창작 인력의 공을 인정해 줄 때 그만큼 더 나은 작품이 나온다고 믿는다”고 말을 맺었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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