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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내마음의 풍금' 작곡가 김문정 "대사·가사의 자연스런 연결에 온 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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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내마음의 풍금' 작곡가 김문정 "대사·가사의 자연스런 연결에 온 신경"

입력
2008.07.16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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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보를 그리다 나오는 길이라 손이 지저분해요.” 22일부터 서울 호암아트홀 무대에 오를 뮤지컬 <내 마음의 풍금> 의 작곡 겸 음악감독을 맡은 김문정(37)씨는 연습실에서 다양한 시도를 해봐야 한다고 했다. 막이 오르고 나면 수정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게 오랜 음악감독 생활에서 얻은 소신이기 때문이다.

뮤지컬 스타 오만석 조정석이 주인공으로 더블 캐스팅돼 기대를 모으는 창작 뮤지컬 <내 마음의 풍금> 은 조광화 연출, 서병구 안무 등 화려한 경력의 제작진이 돋보인다.

특히 그룹 피노키오 출신의 최주영씨와 공동으로 작곡을 맡은 김문정씨는 <맨 오브 라만차> <뷰티풀 게임> <맘마미아> <에비타> <명성황후> 등 대형 뮤지컬의 음악감독을 도맡아 온 정상급 스태프. 2001년 어린이 뮤지컬 <둘리> 의 삽입곡을 일부 맡기는 했지만 그가 창작 뮤지컬의 작곡가로 본격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운이 좋게도 대형 라이선스 공연에 참여할 기회가 많았지요. 좋은 작품의 음악감독으로 깊숙이 관여했으니 그간 얻은 노하우를 우리 작품을 만드는 데 잘 써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그는 뮤지컬 음악감독의 역할을 “음악이 음악만으로 존재하지 않게 만드는 사람”이라고 표현한다. 배우들의 가창 능력을 평가하고 오케스트라의 악기 구성 등 음악과 관련된 모든 것을 조율해 작곡가의 의도를 무대화하는 사람이 음악감독이라는 얘기다.

그는 이미 만들어진 곡을 분석하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게 된 지금, 작곡가의 노고를 제대로 이해하게 됐다고 한다. “창작 뮤지컬 작업을 할 때면 곡이 늦게 나와 애를 태우곤 했는데 다들 그러고 싶어 그랬겠나 싶어요. 저도 이렇게 악보 그리다 새까만 손으로 인터뷰 장소에 나왔지만 본래는 연습 들어가기 전에 편곡까지 다 끝낼 생각이었는걸요.”

서울예대 작곡과를 졸업한 김씨는 키보드 연주자로 대중 가수들의 무대에 서다 형식의 한계가 없는 뮤지컬 음악에서 자유를 느껴 진로를 수정했다.

‘더 엠씨’라는 뮤지컬 전문 오케스트라까지 이끌고 있는 국내 대표 음악감독이 된 그가 작곡가라는 새로운 도전에 부담을 느끼지는 않을까. “아직 누구에게도 ‘우리 음악 어때?’ 하고 물어본 적이 없어요. 주변의 기대 뿐 아니라 스스로 지는 중압감도 상당하더군요.”

그런 그가 만든 <내 마음의 풍금> 의 음악은 어떤 빛깔일지 궁금했다. “다른 건 몰라도 대사와 가사의 연결을 자연스럽게 하는 데는 애를 많이 썼어요. 1960년대가 배경인 만큼 정겨운 멜로디의 세련된 음악인 것은 기본이고요.”

<내 마음의 풍금> 뿐 아니라 곧 재공연을 갖게 될 <맨 오브 라만차> 와 <이블 데드> , 지방 공연이 예정된 <맘마미아> 역시 그가 음악감독을 맡은 작품들이다.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그는 내년에 공연될 뮤지컬 <기발한 자살여행> 에는 작사가로도 참여한다. “본의 아니게 재공연이 많아져 겹치기 출연의 느낌을 줄까 걱정이지만 ‘바빠도 할 일은 다 하잖아’ 하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지요.”

그는 “1년에 150편의 뮤지컬이 무대에 오르지만 왕성하게 활동하는 음악감독은 채 10명이 못 된다”며 “관객이 연출가 뿐 아니라 음악가와 안무가 등 모든 창작 인력의 공을 인정해 줄 때 그만큼 더 나은 작품이 나온다고 믿는다”고 말을 맺었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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