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산하 기관이 운영하는데 어떻게 사립 박물관인가?”(경기도)
“재단법인은 법적으로 사립이므로 국가 귀속 유물을 반납해야 한다.”(국립중앙박물관)
올 초 재단법인으로 전환한 경기도박물관이 공립이냐, 사립이냐를 두고 경기문화재단과 국립중앙박물관이 설전을 벌이고 있다. 경기도박물관이 사립으로 인정될 경우 경기도는 전시하고 있는 국가 귀속 유물 216점을 국립중앙박물관으로 반납해야 한다.
14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올 3월 문화업무의 효율화를 위해 경기도박물관과 미술관을 경기문화재단과 통합하면서 경기도박물관을 재단법인으로 변경했다. 이에 따라 해당 직원들도 공무원에서 민간인 신분으로 전환됐다.
그러자 국립중앙박물관은 경기도박물관 재단화를 전후해 “법인전환과 더불어 경기도박물관이 위탁관리중인 ‘임진산성기’를 비롯한 국가 귀속 유물 216점을 국가에 반환하라”고 요구했다. 이 유물은 경기도내 8개 출토지에서 나온 유물 가운데 상태가 양호한 A급이다.
중앙박물관 관계자는 “박물관 및 미술관진흥법 등에서 법인, 단체 또는 개인이 설립 운영하는 박물관은 사립으로 규정하고 있다”면서 “이 법률에 따르면 재단으로 변경한 경기도박물관은 사립에 해당돼 당연히 국가 소유 유물을 반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기도는 실정을 무시한 법규 해석이라면서 강력 반발하고 있다.
경기도박물관이 재단으로 변경되긴 했지만 경기도가 100%로 출자한 경기문화재단이 관리하고 있고, 박물관 및 미술관진흥법에 ‘지자체는 박물관과 미술관을 설립할 수 있고 운영에 필요한 사항은 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한다’는 내용이 있다는 점을 들어 중앙박물관측의 요구를 일축하고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경기도가 100% 출자한 법인이 운영하는 박물관을 일반 사립박물관과 동일하게 취급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특히 지방 박물관 활성화를 위해 애써야 할 중앙박물관이 재단이라는 이유로 A급 유물을 회수해 간다면 지방 박물관은 도대체 어떤 유물을 전시하라는 것이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경기도는 17일 전문한 경기포럼을 개최해 이 문제를 공론화 할 방침이다.
이범구 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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