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에 피살된 고 박왕자(53)씨 외에 그간 군사통제선을 넘어갔다 돌아온 남측 관광객이 더 있었던 사실이 속속 드러남에 따라 현대아산 측의 허술한 관광객 통제관리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현대아산은 금강산 해수욕장 중앙 지역에 남측 관광객이 북한의 군사통제지역으로 들어가지 못하도록 개장 첫해인 2002년 육지에서 해안선 방향으로 70m 길이의 철책 펜스와 30여m의 모래 둔덕을 쌓았다.
하지만 통행금지 표지판이 바다에서 100m 가량 떨어진 인도에 설치돼 있어 일출을 보거나 조깅을 하러 나선 남측 관광객이 이를 못보고 해안선을 따라 북측 군사통제선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간혹 발생했다. 이와 관련, 현대아산 측은 “관광객들이 주로 인도로 다닐 것으로 생각해 해안선에 통행금지 표지판을 설치하지 않았다”며 “이 점은 우리의 불찰인 만큼, 앞으로 해안선 쪽에도 표지판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의문점은 북측의 달라진 태도. 북한은 그 동안 관광객이 북측 통제지역으로 넘어오거나 군사시설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더라도, 이를 제지하거나 사진을 지우는 선에서 마무리했다.
현대아산 관계자도 “그 동안 관광객이 통제선을 넘은 것과 관련, 북측으로부터 단 한차례도 항의나 경고 조치를 받아 본 적이 없어 관광객이 이 모래언덕을 간헐적으로 넘어 갔던 사실을 몰랐다”고 해명했다. 그 동안 구두 경고 수준에 그쳤던 북측이 경고 사격에 이은 조준 사격까지 한 이유가 현재로선 불분명한 상태다.
한편, 금강산 해수욕장의 철책 펜스는 현대아산이 매년 새로 설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철책 펜스를 해안선 끝부분까지 설치하지 않고 중간 30여m를 모래 둔덕으로 쌓은 것은 뒤쪽으로 시냇물이 흘러 철책 펜스를 설치할 경우 물길에 펜스가 쓸려나가기 때문이라는 게 현대아산 측의 설명이다.
송영웅 기자 hero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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