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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지역 교육 살릴 사람은 주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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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지역 교육 살릴 사람은 주민들

입력
2008.07.15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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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지방교육자치법 개정으로 시ㆍ도 교육감을 주민들이 직접 투표를 통해 뽑게 되었다. 그리고 이명박 정부도 시ㆍ도 교육청의 교육자치권을 더욱 확대하겠다고 하였다. 이제는 지역 교육에 대한 책임과 권한이 해당 지역 주민의 몫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역 교육에 대한 자치권 확대는 교육의 다양화와 특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교사나 학부모뿐만 아니라 일반 주민들이 교육감 선거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소위 인기영합주의(populism)가 교육분야에 널리 확산될 우려가 있다. 또한 시ㆍ도 교육청의 교육자치권 확대가 자칫 시ㆍ도 교육감의 전횡으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

교육감 직선에 적극 참여해야

아울러 시ㆍ도의 경제력 차이로 인해 지역 간 교육격차가 더욱 악화될 개연성도 있다. 이러한 걱정들을 불식하기 위해 정부에서도 최선을 다해야 하겠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지역 주민들이 합심 단결하여 지역 교육을 살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해당 시ㆍ도의 학교운영에 대한 통제권 및 교직원 인사권, 학교의 설치ㆍ이전ㆍ폐지 등 막강한 권한을 지닌 교육감 선거에 지역주민들의 관심이 낮은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이다. 부산시교육감 선거의 투표율이 15.3%에 불과하였고, 충남교육감 선거의 투표율 역시 17.2%로 매우 낮았다.

투표율이 너무 낮아 대표성 없는 사람이 당선되어 해당 지역의 교육을 좌지우지한다면 자녀들에게 매우 불행한 일이 될 것이며, 해당 지역의 발전에도 큰 걸림돌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23일의 전북교육감 선거와 30일에 있을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해당 지역 주민들은 자신들의 귀중한 한 표를 반드시 행사해야 할 것이다.

한편 요즈음 농산어촌지역의 교육을 살리기 위한 방편으로 기숙형 공립고등학교를 유치하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 기숙형 학교는 현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인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의 일부로, 금년에는 전국의 88개 군(郡)에서 한 학교씩 선정하여 기숙사를 신ㆍ증축할 계획이라고 한다.

농산어촌지역의 경우 집에서 학교까지의 거리가 멀고, 등ㆍ하교를 위한 마땅한 교통편이 없는 경우가 많은 점 등을 고려하여, 군마다 적어도 하나의 고등학교에 기숙사 시설을 제대로 갖추고 지역거점 우수학교로 육성하여 지역의 교육경쟁력을 높이자는 것이다. 이러한 계획은 지역의 인재 유출을 막고 도농 간 교육격차 해소와 지역 균형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기숙사가 있다고 해서 학교의 교육경쟁력이 저절로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이는 학교 가까이 사는 학생이 반드시 공부를 잘하는 것이 아님과 같은 이치이다. 따라서 학생들이 기숙사에 살면서 이른 아침이나 방과후 시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프로그램들을 체계적으로 운영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인근의 과소규모 학교들을 통폐합하여 적정 규모의 거점학교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 현재 전교생 9명에 교원이 8명인 고등학교도 있고, 전교생 10명에 교원이 10명인 고등학교도 있다.

각종 교육프로그램도 협력을

지난해 개정된 국가수준의 교육과정에 따르면, 일반계 고등학교의 교과목으로 국민 공통기본교과목은 10개이지만 선택할 수 있는 과목은 무려 79개나 된다. 이를 감안한다면, 과소 규모의 고등학교에서 질 높은 교육을 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적정 규모가 되도록 기숙형 학교로 통폐합해서 사교육을 받을 수 없는 농산어촌지역의 교육경쟁력을 높여야 할 것이다.

요컨대, 교육의 지역자치권이 확대됨에 따라 지역 주민들은 지역 교육이 잘돼야 그 지역의 미래도 밝다는 것을 명심하고, 지역의 교육감 선출에서부터 각종 교육프로그램의 운영에 이르기까지 자기 일처럼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또 협력해야 할 것이다.

백순근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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